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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옆동네’ 오포읍, 시골 이미지 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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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옆동네’ 오포읍, 시골 이미지 벗는다

입력
2019.09.17 04:4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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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광주시는 인구 10만명이 넘은 오포읍을 오포1·2동, 신현동, 능평동 등 4개동으로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강남300컨트리클립으로 이어지는 신현리 새말길(왕복 2차로) 양 옆으로 2010년 이후부터 빌라들이 우후죽순 들어서 난개발 지역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임명수 기자
경기 광주시는 인구 10만명이 넘은 오포읍을 오포1·2동, 신현동, 능평동 등 4개동으로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강남300컨트리클립으로 이어지는 신현리 새말길(왕복 2차로) 양 옆으로 2010년 이후부터 빌라들이 우후죽순 들어서 난개발 지역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임명수 기자

16일 오전 경기 광주시 오포읍 신현리. 주소만 놓고 보면 서울에서 조금 떨어진 시골의 한 읍내가 연상되지만 현장은 아파트와 빌라들이 우후죽순 들어선 여느 도심과 다르지 않았다.

거리도 멀지 않다. ‘천당 밑 분당’으로 불리는 분당신도시(분당구 분당동)와 용인 수지구(죽전동) 등과 경계를 이루고 있어 접근성이 예상외로 좋다.

실제 분당동과 바로 인접해 있는 신현리는 전원주택인 타운하우스(건축면적 330㎡ 규모)를 비롯해 대형건설사가 분양한 아파트, 중대형 빌라 등이 들어서 분당의 한 축으로 인식될 정도다. 이 같은 현상은 바로 오포읍 능평리와 문형리, 추자리도 마찬가지다. 국도와 지방도를 따라 지나가다 보면 도시형 빌라들이 쉽게 눈에 띈다. 이는 서울과 분당, 판교테크노밸리 등으로 출퇴근 하는 젊은층 및 맞벌이 부부들이 거리가 상대적으로 가까운 오포읍을 주거지로 선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당과 인접하다는 프리미엄은 최근 들어 주춤한 모양새다. 분당 바로 옆에 있지만 ‘오포읍 신현리’라는 명칭에서 오는 시골이미지 때문이다.

신현리 한 부동산 업체 관계자는 “주소가 ‘신현리’로 돼 있다 보니 도심이 아닌 시골마을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며 “집값도 인접한 분당동의 50~60%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오포읍 법정동 지역 경계 계획안. 광주시 제공
오포읍 법정동 지역 경계 계획안. 광주시 제공
경기 광주시 오포읍 경계선(분홍색) 중 왼쪽은 성남시 분당구와 인접해 있는 신현리다. 인터넷 다음지도 캡처
경기 광주시 오포읍 경계선(분홍색) 중 왼쪽은 성남시 분당구와 인접해 있는 신현리다. 인터넷 다음지도 캡처

이런 오포읍이 내년 하반기부터는 도심에 걸맞은 동 명칭을 부여받게 될 전망이다. 광주시가 오포읍을 4개의 동으로 분리하는 절차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시에 따르면 시는 신현리를 포함해 오포읍의 7개 법정 ‘리’를 4개의 행정 ‘동’으로 전환하기 위한 용역결과를 최근 통보 받았다. 용역 결과를 보면 오포읍은 신현동(신현리)과 능평동(능평리), 오포1동(고산·문형·추자리), 오포2동(매산·양벌리)으로 분리될 예정이다. 다만 동 명칭은 해당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변경한다는 계획이다.

시가 오포읍을 ‘동’으로 분리하려는 이유는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읍내 인구가 급증한데다 생활패턴이 도농복합지역에서 도시지역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실제 오포읍 인구는 2010년 이후 꾸준히 증가, 2014년 7만9,798명에 이어 지난해 말 기준 10만3,895명(가구수 4만2,983가구)으로 늘었다. 외국인을 포함하면 11만 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경기도내 인접한 가평군(6만2,918명)보다 월등히 많고, 양평군(11만6,095명)과 여주시(11만1,525명)과 비슷한 규모다.

또 오포읍에 거주하는 인구 중 아파트와 빌라 단지 등 시가지 구성 지역의 인구가 8만8,887명(85.5%)으로 조사됐다. 또 농경지 경작 등이 아닌 도시적 산업 종사가구도 4만1,375(96.2%)가구로 나타났다. 늘어난 인구 대부분을 젊은층과 맞벌이 부부가 채운 것이다.

시는 용역결과를 토대로 올 연말까지 경기도와 행정안전부의 승인을 얻고, 내년 2월까지 관련 조례를 개정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광주시의회는 지난 9일 오포읍 폐지와 4개 행정동 설치와 관련한 ‘행정구역조정 기본계획안 의견청취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경기 광주시는 오포읍을 4개 동으로 분리하는 절차에 나선 가운데 현행 오포읍을 4개 동으로 나누는 계획안을 내놓았다. 다만 동 명칭은 추후 주민의견 수렴에 따라 바뀔 수 있다. 광주시 제공
경기 광주시는 오포읍을 4개 동으로 분리하는 절차에 나선 가운데 현행 오포읍을 4개 동으로 나누는 계획안을 내놓았다. 다만 동 명칭은 추후 주민의견 수렴에 따라 바뀔 수 있다. 광주시 제공

시의 동 분리 방침에 주민들도 반기는 분위기다. 지난 3월 주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67.8%가 동 신설에 찬성입장을 내기도 했다.

신현리에서 만난 한 주부는 “5년 전 분당하고 가까워 이사를 왔는데 친구들이 왜 시골로 이사 갔느냐는 말을 자주 들었다”며 “동으로 전환한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하루라도 빨리 변경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동 전환으로 기존에 지원되던 세제혜택은 줄어들게 된다. 등록면허세를 비롯해 교통유발금 및 건강보험료 감면, 고교수업료 지원, 대입특별전형(농어촌 자녀 특별전형) 등이 폐지된다. 일부 주민들이 동으로의 전환을 반대하는 이유다.

시 관계자는 “오포읍은 성남, 서울과 지리적 접근성이 좋아 최근 5년간 연평균 6.9%의 높은 인구증가율을 보였다”며 “일부 지역에서 세제 지원 폐지 등의 문제 때문에 반대하고 있지만 읍 전체 주민의 의견을 반영해 동 전환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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