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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몇주내 美와 실무협상… 우리 제도 안전 보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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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몇주내 美와 실무협상… 우리 제도 안전 보장하라”

입력
2019.09.16 18:43
수정
2019.09.16 23:5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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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희 이어 외무성 미국국장 담화… 기존 ‘국가 안전’보다 포괄적 조건

2016년 6월 중국 베이징의 북한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 중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베이징=AP 연합뉴스
2016년 6월 중국 베이징의 북한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 중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베이징=AP 연합뉴스

북한이 16일 미국을 향해 “우리의 제도 안전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몇 주일 내 열릴 것”이라며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를 기정사실화하면서다. 협상 의지를 재차 드러내되 의제를 구체화해 실질 성과를 담보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은 이날 낸 담화에서 “우리의 입장은 명백하며 불변하다”며 “우리의 제도 안전을 불안하게 하고 발전을 방해하는 위협과 장애물들이 깨끗하고 의심할 여지 없이 제거될 때에라야 비핵화 논의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비핵화 논의의 전제 조건으로 제시된 ‘제도 안전’은 지금껏 북한이 즐겨 사용하던 ‘국가 안전’이라는 표현보다 더 포괄적 의미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국가를 넘어 체제와 정권까지 아우르는 게 제도라는 것이다. 이를 불안하게 만드는 건 수교 거부나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와 한미 연합 군사연습 같은 미국의 정치ㆍ군사적 대북 적대시 정책일 공산이 크다. 더불어 ‘발전을 방해하는 장애물’은 북한의 성장을 가로막는 경제적 적대 정책, 즉 대북 제재를 가리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비핵화는 미국의 적대 정책 철회에 수반하는 결과’라는 기존 입장을 북한이 거듭 환기시키며 협상 재개를 앞두고 요구 조건을 분명히 한 셈이다. 난항을 예상하게 하는 완강한 태도다.

그러나 담화에는 긍정적인 요소도 적지 않다.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9일 담화(“9월 하순”)에 이어 대화 재개 시기를 거듭 확인한 게 대표적이다. 외무성 국장은 “미국이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문제를 해결하려는 입장을 거듭 표명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가까운 몇 주일 내에 열릴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실무협상이 조미(북미) 사이의 좋은 만남으로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북한이 언급한 시기는 전시증원 훈련이 포함된 미일 연합 군사연습이 끝나고 난 뒤인 23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성과를 거두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국장은 “미국이 어떤 대안을 가지고 협상에 나오는가에 따라 앞으로 조미가 더 가까워질 수도 있고 반대로 서로에 대한 적의만 키우게 될 수도 있다. 다시 말하여 조미대화는 위기와 기회라는 두 가지 선택을 제시하고 있다”며 “이런 의미에서 이번 실무협상은 조미대화의 금후 기로를 정하는 계기로 된다”고 했다. “조미협상이 기회의 창이 되는가 아니면 위기를 재촉하는 계기로 되는가 하는 것은 미국이 결정하게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국무부 대변인실은 국내 언론에 "발표할 어떠한 만남도 없으나 우리는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 이러한 논의들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대북 초강경파인 존 볼턴 전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퇴장에 북한이 상당히 고무된 것처럼 보인다”며 “그 기회를 활용해 생산적이고 실질적인 결과를 만들 수 있도록 콘텐츠를 준비해 오라고 미국을 단속하겠다는 게 최근 두 외무성 담화의 의도”라고 평가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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