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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지진 나면 어쩌나…’ 포항지열발전 시추기 매각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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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지진 나면 어쩌나…’ 포항지열발전 시추기 매각 논란

입력
2019.09.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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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희망 중국업체 기술자들 현장 방문…포항시, 직원 보내 점검 과정 지켜보기로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남송리 지열발전 현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남송리 지열발전 현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경북 포항지진을 일으킨 것으로 드러난 포항지열발전 현장에 시추기를 빌려준 금융회사가 장비를 매각하기로 해 논란이다. 지질 전문가들은 부지 안전성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시설물 철거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19일 포항시 등에 따르면 포항지열발전의 시추기 인수를 희망하는 중국업체의 관련 기술자 6명이 이날 북구 흥해읍 남송리 지열발전 현장을 찾았다. 이들은 27일까지 8일간 체류하며 시추기 상태를 살펴본다. 시추기는 지열발전 주관사인 ㈜넥스지오에 장비를 빌려 준 국내 한 캐피탈 회사 소유다. 이 회사는 6월부터 매각에 나섰다.

포항 시민들은 행여 현장에서 시추기나 다른 장비를 잘못 건드려 추가 지진이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포항 지열발전 현장에는 6,000톤의 물이 남아 있다. 2개의 지열정 지하수위가 600m 가량 차이가 나 서로 받는 압력의 차이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12월 지열발전 건설 도중 규모 3.4의 지진이 난 스위스 바젤 현장에 대해서도 스위스 정부가 13년이 지난 지금까지 시설을 철거하지 못한 것도 남아 있는 물 때문이다. 세 개의 시추공 가운데 한 곳에 1,100톤의 물이 남아 있었고, 압력이 증가하면서 규모 1~2의 지진이 계속 일어났다.

포항지진이 2년이 되어 가지만 작은 진동에도 놀라며 불안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여전히 많다. 포항시는 11월 북구 흥해읍 남송리에 국비 4억6,000만원, 도비 2억3,000만원, 시비 2억3,000만원 등 9억2,000만원을 들여 지진 트라우마 센터를 설치하고 운영에 들어간다.

양만재 포항지진공동연구단 부단장은 “큰 트럭만 지나가도 지진인가 놀랄 정도로 많은 시민들이 트라우마에 시달리는데 외국 민간업체가 들어와 장비를 만진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며 “부지 상태 안전 여부에 대한 정부 조사가 진행 중인데 시설물을 없애려 한다는 것도 황당하다”고 말했다.

지질 전문가들은 시추기를 만지거나 철거해도 추가 지진 등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지열발전 주관사인 ㈜넥스지오가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현장 원상 복구를 위한 정부 조사가 이뤄지는 상황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김광희 부산대 지질환경학과 교수는 “시추기가 물이 차 있는 지열정과 연결돼 있지 않아 장비 점검 만으로는 추가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며 “넥스지오는 ‘지진을 일으키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지열발전 사업 추진 과정에 대한 감사원 감사 등도 진행 중인데 이와 무관한 장비 조사나 철거는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지열발전 현장은 넥스지오 소유라 규정 상 포항시가 시설물 철거나 외부인 출입을 막을 수 없는 상황이다”며 “시민들의 불안과 걱정을 감안해 포항시 직원이 현장에 가서 중국업체의 점검을 지켜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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