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해도 잘 되는 날이었어요. 골프 인생 16년 만에 베스트 스코어네요.”
김지현(28ㆍ한화큐셀)이 골프 인생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김지현은 19일 경기 이천 사우스스프링스 컨트리클럽(파72ㆍ6,654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올포유ㆍ레노마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11개로 11언더파 61타를 몰아쳤다. 2위 임희정(19ㆍ한화큐셀)을 4타 차로 따돌리고 첫날부터 멀찍이 앞서 나갔다. 흔히 볼 수 없는 18홀 11언더파 기록을 세운 김지현은 자신도 믿기지 않는지 라운딩 내내 연신 미소를 숨기지 못했다.
김지현은 “아이언 샷 거리감도 좋았고, 특히 퍼트가 잘 됐다. 두 번째 버디부터 내 감과 실력에 확신이 생겼다”며 “2년 전 세웠던 베스트 스코어(10언더파)를 깨고 싶어서 후반엔 무조건 넣겠다는 마음으로 쳤다”는 소감을 전했다.
김지현은 2년 전 KG 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에서 버디 11개를 적어낸 적이 있으나, 보기를 하나 기록하며 10언더파 62타를 친 적 있다. 이날 경기가 열린 이천 사우스스프링스에는 바람 없는 화창한 날씨가 이어지며 기록 작성을 도왔고, 김지현의 정확한 아이언 샷까지 뒷받침되며 모두 6m 거리 이내에서 모든 퍼트 기회가 만들어졌다.
이날 김지현이 기록한 61타는 ‘핫식스’ 이정은(23ㆍ대방건설)이 2017년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2라운드 때 세운 KLPGA 투어 18홀 최소타(60타)에 1타 모자라지만, 지금까지 두 번 밖에 나오지 않은 대기록이다. 김지현은 KLPGA 투어 18홀 최다 버디 타이기록(11개)도 다시 한 번 세웠다. 또 이날 기록은 2016년 배선우(25ㆍ삼천리)의 10언더파 62타를 넘어선 코스레코드이기도 하다.
10번홀(파4)에서 경기를 시작한 김지현은 11번홀(파5) 첫 버디를 시작으로 12, 13번홀과 16∼18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냈다. 전반을 끝냈을 때 이미 6타를 줄인 그는 후반 9개홀에서 버디 5개를 추가하며 이날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김지현은 "추석 연휴에 푹 쉬면서 체력을 회복한 덕에 샷이 살아났다"며 "우선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고 2라운드를 첫날이라고 생각하고 다시 시작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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