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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외면하는 미국에 울림 준 10대 환경운동가 툰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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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외면하는 미국에 울림 준 10대 환경운동가 툰베리

입력
2019.09.19 18:00
수정
2019.09.19 20:2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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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기후변화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18일 미국 워싱턴 의회에서 여린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10대 기후변화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18일 미국 워싱턴 의회에서 여린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여러분이 제 이야기에 귀 기울이기를 원하는 게 아닙니다. 과학자들의 말을 들어주세요. 그리고 기후변화에 맞서 진짜 행동에 나서주세요.”

작은 10대 소녀가 미국 사회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스웨덴 출신 16세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의 이야기다. 무동력 보트로 대서양을 건너고, 금요일마다 의회 앞에서 ‘파업 시위’를 주도하는 파격 행보 때문만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툰베리의 진정성 있는 태도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평가했다.

이날 미 하원의 기후변화 청문회에 참석한 툰베리는 증언을 포기하는 대신 기후변화 정부간 협의체(IPCC)의 보고서를 제출하며 “내 말이 아닌 과학적 진실로 단결하고 행동해달라”고 호소했다. 지구온난화의 과학적 근거를 부정하면서 전임 정부의 관련 정책을 대거 철회시킨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이를 묵인한 미 의회에 태도 변화를 촉구한 것이다.

툰베리는 지난달 28일 미국에 도착했을 때부터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태양광 요트를 타고 15일간 항해한 끝에 미국 땅을 밟았기 때문이다. 툰베리는 지난해 8월부터 매주 금요일 학교를 결석하고 스웨덴 의회 앞에서 기후변화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며 이름을 알렸다.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s for Future)이라는 이름의 이 운동은 전 세계 청소년들의 공감을 얻으며 100여개 나라로 확산됐고, 불과 1년만에 그를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올려놨다.

태양광 요트를 타고 미국에 온 스웨덴의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지난 16일 미국 워싱턴 오바마재단 사무실에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만나 주먹을 맞대며 인사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태양광 요트를 타고 미국에 온 스웨덴의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지난 16일 미국 워싱턴 오바마재단 사무실에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만나 주먹을 맞대며 인사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오는 23일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에 온 툰베리는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 속에서 바쁜 나날을 보냈다. 워싱턴과 뉴욕에서 열린 ‘미래를 위한 금요일’ 시위에 참여하고, 미 의회 인사들을 만나면서 다수의 언론 인터뷰에도 응했다. 지난 16일에는 기후변화 시급성을 알린 공로를 인정 받아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로부터 최고영예인 ‘양심대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툰베리는 그러나 사람들의 주목이 자신을 향하는 데 그쳐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그는 17일 상원 의원들과 만나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우리 활동이 큰 영감을 준다는 칭찬만 하려고 초청하지는 말아달라”고 했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동참해달라는 뜻이었다. 또 기회가 될 때마다 미국 내에서 묵묵히 기후변화 문제를 알리기 위해 애쓰고 있는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13일 백악관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툰베리는 전면에 나서지 않고 내내 시위대 뒤편에 서 있었고, 엠네스티 시상식 때도 기후변화 문제에 헌신하는 동료들과 함께 무대에 오르겠다고 고집했다고 한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16일 툰베리와 만난 뒤 트위터를 통해 “그는 고작 16살이지만 이미 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기후변화)대변인 중 한 명”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이 자리에서 툰베리는 “세상을 바꾸고 영향을 주기에 너무 작은 사람은 없다”고 말했고, 오바마 전 대통령은 “우리는 한 팀”이라고 주먹을 부딪치며 격려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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