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청주로 이사간 이춘재 주변서도 ‘미제사건’ 끊이지 않았다

알림

청주로 이사간 이춘재 주변서도 ‘미제사건’ 끊이지 않았다

입력
2019.10.01 22:24
수정
2019.10.02 15:28
2면
0 0

“1993년까지 화성ㆍ수원서 여죄 3건”… 경찰, 청주 유사 미제사건들 추적

본보가 단독 입수한 화성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 이춘재의 고교졸업 사진(왼쪽). 7차 사건 뒤 경찰이 작성한 몽타주와 인상착의가 흡사하다.
본보가 단독 입수한 화성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 이춘재의 고교졸업 사진(왼쪽). 7차 사건 뒤 경찰이 작성한 몽타주와 인상착의가 흡사하다.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이춘재(56)가 화성 사건을 포함한 14건의 범행을 저질렀다고 1일 입을 열었다. 10건의 화성 사건 가운데 8차 모방범죄를 제외한 9건이 이씨의 소행이라는 것. 나머지 5건은 범인의 윤곽조차 파악되지 않은 장기 미제사건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5건의 여죄 가운데 2건을 결혼 뒤 이주한 충북 청주시에서 처제를 살해한 1994년 1월 전에 저질렀다고 경찰에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제외하면 나머지 3건은 86년 1월 군 제대 뒤 93년 4월까지 거주한 경기 화성시 및 인근 수원시에서 벌어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경찰은 화성 및 수원시 등에서 발생한 2건의 여죄를 화성살인과 범행 시기 및 수법이 비슷한 사건으로 압축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89년 7월 3일 발생한 여고생 정모(당시 17세)양 알몸 시신 사건. 여고 2학년이었던 정양은 귀가 중 실종된 지 6일만인 7월 9일 오후 3시쯤 경기 수원시 오목천동의 농수로 바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가슴과 등을 흉기로 찔렸고 알몸 상태였다. 시신 부근에는 흰 양말 한 짝과 흰색 구두 한 켤레가 있었지만 옷은 없었다. 사건 현장은 화성 4차 살인(86년 12월)이 벌어진 정남면 관항리에서 10㎞ 정도 떨어진 곳이다.

이춘재 DNA가 일치한 화성연쇄살인 5, 7, 9차 사건 및 전체 사건 발생 위치. 김문중 기자
이춘재 DNA가 일치한 화성연쇄살인 5, 7, 9차 사건 및 전체 사건 발생 위치. 김문중 기자

경찰은 화성살인이 벌어질 당시 인접한 곳에서 잇따라 발생한 실종 사건에도 의심의 시선을 던지고 있다. 89년 7월 18일 낮 12시 30분쯤 태안읍에 사는 김모(당시 9세)양이 학교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실종된 사건이 대표적이다. 화성 8차 살인(88년 9월 16일)과 9차(90년 11월 15일) 살인 사이 시점이다. 경찰은 두 차례에 걸친 김양 아버지(37)의 수사요청에도 단순 실종사건으로 보고 목격자 조사만 한 뒤 수사를 종결했다. 하지만 6개월 만인 그 해 12월 김양이 실종 당시 입었던 치마와 책가방이 화성연쇄살인 9차 현장에서 불과 30여m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됐다.

살인 여죄 2건이 94년 1월 청주에서 처제를 살해하기 전이라는 이씨의 자백에 따라 경찰은 청주를 중심으로 인근 지역 미제사건도 추적하고 있다. 실제 청주로 거주지를 옮긴 뒤에도 이씨 주변에서는 살인사건이 끊이지 않았다.

92년 4월 23일 오전 8시 20분쯤 강내면 학천교 경부고속도로 확장공사 현장 땅속에서 20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된 사건도 그 중 하나다. 시신의 양손은 화성연쇄살인 피해자들처럼 스타킹으로 묶여 있었다. 경찰은 수사에 나섰지만 해결하지 못했다.

같은 해 4월 18일 봉명동의 한 식당 주차장에서는 30대 술집 여종업원이 살해된 채 발견됐고, 6월 24일 복대동에서는 가정주부 이모(28)씨 피살 사건이 발생했다.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성이 사건 현장에 있었다는 목격자 진술이 있었지만 범인은 잡히지 않았다.

다만 1993년 11월 내덕동에서 30대 남자가 20대 여성을 성폭행 뒤 살해한 사건은 이듬해 1월 피의자가 검거됐다는 기록이 경찰에 남아 있다. 이 사건은 피해자의 스타킹으로 손 발을 묶은 점이 화성연쇄살인 수법과 유사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