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적 저지선 만들고 그 안에서 박멸해야”
농림부 이동 차단 철책 설치 등 긴급대책 추진
경기 연천군 민통선 내에서 발견돼 12일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판정을 받은 야생 멧돼지 사체. 환경부 제공

최근 접경지역 야생 멧돼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가 잇따라 검출되면서 멧돼지에 의한 예측 불가능한 확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휴전선을 따라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정부는 멧돼지 이동 차단용 철책 설치 등 긴급대책을 내놨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멧돼지에서 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은 12일까지 총 다섯 건이다. 지난 2일 경기 연천군 비무장지대(DMZ) 안에서 발견된 멧돼지 폐사체에서 돼지열병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이후 12일 연천군 왕징면 강서리ㆍ강원도 철원군 원남면 진현리에서 각각 1건, 13일에는 진현리에서 2건이 나왔다.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기 북부 유행의 결과로 민간인통제선 이북 멧돼지 감염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에 대유행하고 있는 돼지열병이 DMZ를 뚫고 내려왔다기보다는 국내에서 발생한 돼지열병이 멧돼지를 감염시켰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우 교수는 향후 “(돼지열병에 감염된 멧돼지가) 남측 휴전선 경계선을 뚫을 가능성은 낮아도 이들에 의해 민통선 이북 지역 내에서 휴전선을 따라 오염이 확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아울러 “이제 민통선과 접한 접경지역의 멧돼지 관리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체코 등에서 한 것처럼 박멸로 간다면 멧돼지에 있어서는 (전기펜스 같은) 저지선을 물리적으로 빨리 만들고 그 안에서 박멸해야 하는데, 저지선 없이 멧돼지 제로화는 이동을 더 확대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최근 접경 지역 야생 멧돼지에서 잇따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가 검출되자 정부가 긴급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감염위험지역 ▲발생ㆍ완충지역 ▲경계지역 ▲차단지역 등 4개 관리지역으로 구분해 멧돼지를 관리하게 된다. 특히 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된 철원, 연천 내 일부지역은 감염위험지역으로 지정됐다. 이 지역을 중심으로 5㎢ 안은 감염지역, 30㎢ 안은 위험지역, 300㎢ 안은 집중사냥지역으로 구분한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농림축산식품부는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아프리카돼지열병 상황점검회의’에서 야생 멧돼지에 대한 긴급대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감염위험지역 ▲발생ㆍ완충지역 ▲경계지역 ▲차단지역 등 4개 관리지역으로 구분해 멧돼지를 관리하게 된다. 특히 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된 철원, 연천 내 일부지역은 감염위험지역으로 지정됐다. 이 지역을 중심으로 5㎢ 안은 감염지역, 30㎢ 안은 위험지역, 300㎢ 안은 집중사냥지역으로 구분한다.

감염위험지역 테두리에는 강, 도로 등 주변 지형지물과 멧돼지 행동 등을 고려해 멧돼지의 이동을 차단할 수 잇는 철책을 설치하기로 했다. 감염지역 밖 위험지역에는 포획틀과 포획트랩을 설치하고, 집중사냥지역은 멧돼지 이동저지방안이 마련되는 대로 총기를 사용한 포획을 시작할 방침이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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