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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폭탄 나온 지 하루 만에 비폭력 시위로 돌변한 홍콩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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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폭탄 나온 지 하루 만에 비폭력 시위로 돌변한 홍콩시위

입력
2019.10.15 16:26
수정
2019.10.15 22:14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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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조기 흔들고 美국가 부르며 “인권법 통과” 촉구

14일 홍콩 시민들이 차터가든에 모여 미국 의회에 홍콩 인권법 통과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홍콩=로이터 연합뉴스
14일 홍콩 시민들이 차터가든에 모여 미국 의회에 홍콩 인권법 통과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홍콩=로이터 연합뉴스

도심 한가운데로 쏟아져 나온 홍콩 시민들이 14일 성조기를 흔들고 미국 국가를 합창하며 홍콩 인권민주주의법의 조속한 통과를 미 의회에 촉구했다. 당국의 긴급법 발동을 기점으로 홍콩의 반정부시위는 불과 하루 전 사제폭탄까지 등장할 정도로 격화돼 왔지만, 이날은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대규모 비폭력 집회로 진행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시민 13만명(주최 측 추산, 경찰 추산은 2만5,000명)은 이날 저녁 홍콩 도심인 센트럴 차터가든에 모여 인권법 통과 촉구 대규모 행진을 벌였다. 이 법안은 매년 국무장관이 홍콩의 인권과 자치 상황을 평가해 미국이 홍콩에 부여한 무역·금융·투자 등 특별혜택을 재검토하게 하는 내용을 담았다. 아직 미 의회에 계류 중이지만 상·하원의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어 이르면 16일 표결에 부쳐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집회는 지난 5일 당국이 긴급법에 근거,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복면 금지법을 시행한 이후 처음으로 경찰 허가를 받아 진행됐다. 새 법에 따라 마스크 착용 시위자 단속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가 담긴 허가였다. 주최 측으로부터 이러한 우려를 전달받은 대다수 참가자는 얼굴을 가리지 않고 현장에 나왔다. 법 적용에서 예외인 의료용 마스크를 낀 환자들만 일부 눈에 띄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지난 2014년 ‘우산혁명’을 이끌었던 조슈아 웡(黄之鋒)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은 연단에 올라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동맹국들도 홍콩의 민주주의를 탄압하는 관리들을 제재하는 법안을 만들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행진 중간중간 미국을 ‘세계 질서의 감독자’ ‘자유의 수호자’ 등으로 치켜세우는 구호도 나왔다. 시위대는 팝송을 부르고 구호를 외치며 2시간가량 행진한 뒤 미국 국가(Star-spangled Banner)를 합창하는 것을 끝으로 해산했다.

이날 집회에서도 극소수의 참가자가 도로에 장애물을 설치하고 교통 방해를 시도해 잠시 긴장감이 감돌았지만 경찰과 시위대 간 큰 무력충돌 없이 대체로 평화롭게 마무리됐다. 거리에서 사제폭탄이 터지고, 경찰이 시위자의 칼에 목을 찔리는 등 폭력 수위가 높아지면서 갈등이 최고조로 높아졌던 전날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 “온건파 시위대를 중심으로 국내외 광범위한 지지를 확보하려면 폭력 시위를 자제하고 대규모 평화집회를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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