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측 “나이 차이 부각 목적…사실과 다르다” 
유니클로가 최근 공개한 '후리스 25주년' 글로벌 광고가 위안부를 모독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였다. 유니클로 광고 영상 캡처

유니클로가 최근 새롭게 내놓은 ‘후리스 25주년’ 기념 글로벌 광고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조롱한 것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였다. 유니클로는 전혀 그런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일본 불매운동의 대표 타깃이었던 회사와 관련된 공방이라 더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유니클로 광고 영상 일부와 “일본군 위안부를 모독했다”는 내용을 담은 글이 확산되고 있다.

문제가 된 광고 영상은 유니클로가 ‘후리스 출시 25주년’을 기념해 이달 초 선보인 글로벌 광고로, 국내에선 15일쯤부터 방영되기 시작했다. 광고 영상엔 13세 패션 디자이너와 98세의 여성 패션 콜렉터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나온다. 소녀는 할머니의 옷차림을 칭찬하며 “제 나이 때는 어떻게 입으셨냐”고 묻는다. 그러자 할머니는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 반문한다.

해당 영상이 공개된 이후 온라인상에서 할머니가 언급한 ‘80년도 더 된 일’은 일제 강점기 시절을 의미한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할머니와 소녀의 나이 차이를 감안했을 때, 할머니가 소녀의 나이였을 시기는 우리나라가 일본의 식민 지배를 받던 1934년이기 때문이다. 또 할머니가 “어떻게 기억을 하겠냐”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조롱하려는 목적이라는 의혹도 함께 제기됐다.

더욱이 일본에서 공개된 원본 영상에는 할머니가 “옛날 일을 어떻게 기억하냐”고 짧게 답변할 뿐 ‘80년 전’이라는 표현은 나오지 않는다. 국내 광고에만 ‘80년도 더 된 일’이라는 문구가 추가돼 논란이 더 거세졌다.

누리꾼들은 “처음엔 광고를 하는구나 정도로 여겼는데, 광고에 등장하는 할머니가 ‘80년 전 일을 어떻게 기억하냐’고 하더라. 위안부 피해자 모독이다”(kwl***), “대놓고 ‘과거사 따위’라고 광고하는데, 아무리 역사를 몰라도 이런 모욕을 감수하며 유니클로를 입어야겠냐”(oof***), “유니클로 광고가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뭘까. 그 시절 소녀였던 할머니들의 상처를 모두가 기억해야 한다”(tut***) 등 비판 섞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다만 일부 누리꾼들은 “그저 나이 많은 할머니와 소녀가 나와 대화하는 정도던데 그걸 위안부 피해자 모독이라고 말할 수 있나”(cad***), “상상이 지나치다”(343***), “저게 어떻게 하면 조롱이 되는거냐”(익명) 등 반대 의견을 드러내기도 했다.

유니클로는 위안부 피해자 관련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유니클로 측은 이날 공식입장을 내고 “세대와 나이를 넘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후리스의 특성을 유쾌하게 표현하고자 지금도 현역에서 활동하는 98세의 실제 패션 콜렉터와 13세의 실제 패션 디자이너를 모델로 기용했다”며 “유니클로는 전세계 어디에서나 정치적 또는 종교적 사안, 신념 및 단체와 어떠한 연관관계도 없다”고 설명했다.

일본 광고와 달리 국내 광고에서만 ‘80’이라는 숫자가 자막에 사용된 것도 두 모델의 나이 차이를 부각하기 위한 장치였다는 설명이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이날 한국일보 통화에서 “두 모델의 나이 차이가 정말 많이 난다는 걸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80년도 더 된’이라는 자막을 사용하게 됐다”며 “80이라는 숫자가 유니클로와 관련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니클로가 논란에 휩싸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 7월 일본의 수출 규제가 시작된 뒤 유니클로는 일본 불매운동의 대표 타깃으로 꼽혔다. 한국 내 대표적인 일본 소비재 업체인 데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일본 본사 패스트리테일링 임원이 “(한국의 일본 불매운동은) 장기적으로 매출에 영향을 줄 만큼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해 국내 소비자들의 공분을 샀기 때문이다. 또 8월에는 혐한 논란이 일었던 일본 애니메이션 작가와 협업해 제작한 티셔츠를 판매했다 비판이 일면서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유니클로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SNS를 중심으로 유니클로 불매 목소리가 다시금 확산되는 상황이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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