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장 위조’ 첫 재판, 피고인 방어권-수사 보안 충돌
재판부 “수사기록 보여줘야” 내달 15일 다시 재판 열기로
18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법정으로 정경심 동양대 교수 측 김종근 변호사가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공범 수사에 지장을 준다.” “아니다. 피고인 방어권 행사에 지장을 준다.”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 강성수) 심리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에 대한 첫 재판이 열렸다. ‘공판준비기일’이라 불리는 첫 재판에서는 수사기록을 바탕으로 법률적 쟁점, 증거와 증인 채택 문제 등을 정리한다. 하지만 이날 양측은 수사기록 열람ㆍ복사 문제를 두고 맞섰다. 수사 보안과 피고인의 권리가 맞부딪혔다.

동양대 표창장을 가짜로 만든 사문서 위조 혐의로 기소된 정 교수 측은 첫 재판날까지 수사기록을 보지 못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정 교수 측은 “재판을 위해 수사 기록 열람을 요청했으나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거부당했다”며 “기소된 지 40여일이 지났고 공범 수사는 검찰 측 사정인 만큼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장애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지금도 공범 수사에 진행 중이라 기록 열람ㆍ복사가 허용되면 수사에 중대한 장애가 초래될 수 있다”고 맞섰다. 정 교수 측 요청을 받은 검찰이 일부 수사자료를 줬으나 보안을 이유로 정 교수 외에는 모두 비실명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검찰을 압박했다. 재판부는 “기록 복사가 전혀 안되어 있으니 새로운 (수사) 상황이 있지 않는 한 피고인 측 기록 열람 신청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며 “작성된 조서 중 수사 때문에 곤란한 부분을 따로 얘기하지 않으면 모든 기록에 대한 열람, 복사를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검찰은 “최대한 수사를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재판부는 공범 수사 등을 감안해 다음달 15일 공판준비기일을 다시 열기로 했다.

재판 뒤 법무법인 다산의 김칠준 변호사는 “한 시민이 수사와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혹시 인권이 외면당하는 건 아닌지 꼼꼼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 등을 지낸 인권 전문 변호사다. 김 변호사를 포함, 정 교수 측 변호인은 모두 18명이다.

한편, 동양대는 이날 정 교수가 내년 8월까지 1년간 무급휴직한다고 밝혔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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