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실 “관계 개선 의지 표명할 계획”… 문 대통령 친서 전달 가능성 
이낙연(오른쪽 두 번째) 국무총리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며 밝게 웃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24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만난다. 10분여간의 짧은 면담이지만 메신저가 정부 최고위 인사인 만큼 관계 개선 의지를 피력하기에는 충분하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18일 총리실에 따르면 나루히토(德仁) 일왕 즉위식 참석을 계기로 22∼24일 일본을 방문하는 이 총리가 24일 일본 도쿄(東京) 총리관저에서 아베 총리와 면담할 예정이다. 면담 시간은 양국이 조율 중이지만 오전 10시 전후일 가능성이 크다. 면담 길이는 ‘10분+알파(α)’가 되리라는 게 총리실 측 전언이다.

이 총리는 아베 총리와 만나 나루히토 일왕 즉위를 축하하는 한편 레이와(令和) 시대 일본 국민들의 행복을 기원하고 최근 태풍 ‘하기비스’로 큰 피해를 입은 일본을 위로할 예정이다.

더불어 이 총리가 한일관계 개선 의지도 표명할 계획이라고 총리실은 밝혔다. 총리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이번 만남의 성격을 ‘회담’이 아닌 ‘면담’이라고 규정하고 “일왕 즉위식 축하사절단 대표로 상대국 총리를 만나는 자리인 만큼 면담이라는 용어를 썼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도 전달될 것으로 관측된다. 친서는 문서 대신 구두 메시지가 될 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오후 일정은 황거(皇居ㆍ고쿄)에서 열리는 일왕 즉위식과 궁정연회다. 즉위식에는 한국 정부에서 이 총리와 남관표 주일 대사 등 2명만 참석하고, 궁정연회에는 이 총리 혼자 참석할 예정이다. 이 총리는 이어 23일 저녁 아베 총리 내외가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한다. 이때 두 총리가 만나 인사와 짧은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만찬 장소는 이 총리 숙소인 도쿄 뉴오타니 호텔이다.

이 총리는 방일 기간 일본 정ㆍ재계 인사들과 두루 접촉하며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한국 정부의 의지를 밝히고 양국 간 인적 교류와 경제협력 지속의 필요성을 강조할 계획이다. 23일에는 연립 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 면담, 제1야당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대표 면담,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회장 등 일한의원연맹 관계자 조찬, 도쿄올림픽조직위원장을 맡은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총리 면담 등이 예정돼 있다. 24일에는 쓰치야 시나코(土屋品子) 일본 중의원 의원을 면담한다.

24일에는 일본 주요 경제인 초청 오찬 일정도 있다. 일본 최대 경제단체인 게이단렌(經團連) 회장인 나카니시 히로아키(中西宏明) 히타치제작소 회장과 일한경제협회 회장인 사사키 미키오(佐佐木幹夫) 미쓰비시상사 특별고문 등 10여명을 만나 한일 경제협력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다.

일본 국민들과 소통하는 일정도 마련됐다. 한일 갈등 국면에서 악화한 양국 국민감정을 고려해서다. 이 총리는 도착 당일인 22일 도쿄 신주쿠(新宿) 신오쿠보(新大久保)역에 있는 ‘고(故) 이수현 의인 추모비’를 찾아 헌화한다. 2001년 전철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 승객을 구하다 숨진 이씨는 양국 우호의 상징으로도 여겨진다. 이어 근처에 있는 한인 상가를 방문, 현지 동포들의 애로와 건의 사항을 듣는다.

23일에는 도쿄 소재 대학에서 대학생 20여명과 ‘일본 젊은이와의 대화’를 진행한다. 타운 홀 미팅 형식이다. 질의 응답을 통해 이 총리가 양국 현안에 대한 생각을 드러내고 현지 젊은 층의 여론을 살피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동포 대표 초청 간담회(23일), 한일 문화 교류 현장 방문(23일)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이 총리는 2박 3일간의 방일 일정을 마친 뒤 24일 저녁 귀국한다. 방문에는 총리실에서 정운현 비서실장, 최병환 국무1차장, 추종연 외교보좌관, 이석우 공보실장, 윤순희 의전비서관, 권원직 외교안보정책관, 외교부에서 조세영 1차관, 배병수 의전기획관, 이상렬 아시아태평양국 심의관, 방문국 주재대사인 남관표 주일 대사 등 10명이 공식수행원으로 동행한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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