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6.0%, 내년 5%대 우려… 미중 무역분쟁ㆍ내수 침체 여파
對中 수출 17.6% 급감… 中 성장률 추락 땐 한국경제 결정타

 

중국 분기별 경제성장률 추이. 로이터통신

미중 무역전쟁과 내수 침체 여파로 중국의 분기 경제성장률이 2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당분간 경기 둔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연간 성장률 마지노선인 ‘바오류(保六ㆍ6.0% 유지)’ 사수에도 비상이 걸렸다. 최대 수출국 중국 경제의 추락에 한국의 위기감 역시 한층 커졌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8일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24조6,865억위안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6.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이 분기별 경제성장률 공개를 시작한 199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시장 예상치(6.1%)도 밑돌았다. 중국의 분기 성장률은 지난해부터 계속 하락 추세다. 1ㆍ2분기 역시 각각 6.4%, 6.2%를 찍었다.

3분기 성장률은 중국 정부가 설정한 올해 연간 성장률 목표 범위(6.0~6.5%)에 겨우 턱걸이한 수준이다. 지난해 성장률(6.6%)과 비교해도 한참 못 미친다. 관심은 과연 6.0%를 지켜낼 수 있을지에 모아진다. 1~3분기 누적 GDP는 69조7,798억위안으로 6.2% 성장을 유지했으나 전망은 밝지 못하다. 성장률 외에 제조업 활력 정도를 보여주는 생산자물가지수(PPI)마저 7~9월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내 중국이 본격적인 ‘디플레이션’ 구간에 진입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현재 중국 경제가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제조업 불황 등 내수시장도 좀처럼 바닥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전국을 휩쓸면서 중국의 돼지고기 가격이 70%나 급등해 지난달 소비자 물가지수(CPI)를 전년 동기 대비 3.0% 끌어 올린 원인이 됐다. 가장 최근인 15일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의 올해 성장률을 6.1%로 예측했다. 이것도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 후폭풍으로 3.9%를 기록했던 1990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더 큰 문제는 내년이다. 국제금융기구와 투자은행들은 앞다퉈 중국이 ‘성장률 6% 시대’를 마감할 것이란 비관적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중의 추가 관세가 유지되면 5.7%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IMF 추정치도 5.8%에 불과했다. 심지어 5.5%까지 성장률 추락을 예상하는 일부 투자은행도 있다.

중국 정부도 위기를 인정하고 있다. 마오성융(毛盛勇)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3분기까지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했다”면서도 “세계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고 국내 경기 하방 압력이 크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 사령탑인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지난달 아예 “앞으로 6% 이상 성장은 쉽지 않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최대 변수는 역시 미중 무역협상이다. 경제전문가들은 특히 12월 15일 예정된 미국의 대중국 추가 관세 적용 여부를 분기점으로 지목한다. 미중이 앞서 11일 각각 관세율 인상 보류와 농산물 추가 구매를 맞바꾸는 ‘부분 합의(스몰 딜)’를 성사시켰지만 미 행정부는 아직 1,6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15% 추가 관세를 매기겠다는 계획을 거두지 않고 있다. 싱가포르 투자은행 UOB의 경제분석가 호 웨이 첸은 로이터통신에 “미중 무역협상에는 여전히 많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미국이 추가 관세를 부과하느냐 마느냐가 내년 중국 성장률에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올해만 3차례 지급준비율을 인하(유동성 확대)하고 2조위안 규모의 감세를 단행하는 등 경기 부양책을 죄다 써 실탄이 바닥난 점도 중국 정부의 고민을 더하는 요인이다.

중국 경제의 성장세가 꺾이면서 중국을 최대 수출국으로 둔 우리 경제의 시름도 한층 깊어질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대(對)중국 수출은 지난해 전체 수출액의 26.8%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높지만, 중국이 대미 무역분쟁과 자국 경기 둔화로 수입을 줄이면서 올해 1~8월 대중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17.6% 급감했다. 이는 이 기간 전체 수출 감소분의 절반에 달하는 수치로, 중국 경제 둔화가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 체제에 결정적 타격을 가하고 있는 형국이다.

더구나 중국은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의 최대 소비국이다. 중국 제조업의 생산ㆍ투자 부진이 지속된다면 우리 입장에선 성장률 반등을 위한 필수 과제인 반도체 수출 회복이 요원한 구조인 셈이다.

악화일로인 홍콩 시위는 한국 경제의 또 다른 악재다. 우리나라의 대홍콩 수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 7.6%에 이르는데, 이 중 80% 이상이 중국으로 재수출되는 물량이기 때문이다. 중국과 홍콩 경기가 정치적 갈등과 맞물려 동반 하강할 경우 우리나라의 이 지역 수출 감소 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밖에 없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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