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프랑스 프로방스 지역의 와인창고 모습. 미국은 18일 유럽 항공기 제조사인 에어버스에 대한 불법보조금을 문제삼아 와인과 위스키, 치즈를 포함한 유럽연합 회원국 제품에 대해 징벌적 관세를 부과했다. AP 연합뉴스

미국 정부는 당초 예고한 대로 18일(현지시간) 75억 달러(약 8조8,000억) 규모의 유럽연합(EU) 회원국 제품에 징벌적 관세를 부과했다. EU 측도 보복 조처에 나설 수 있다고 반발해 미국과 유럽간 무역갈등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AFP통신 등은 미국 정부가 이날 EU에서 수입되는 에어버스 항공기에 10%, 농산물과 공산품에는 25%의 징벌적 관세를 부과했다고 보도했다. 관세 부과를 유예하기 위한 양측 회담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예상됐던 수순이다. 앞서 세계무역기구(WTO)는 지난 14일 분쟁해결기구(DSB) 특별회의에서 EU가 1968년부터 2006년까지 에어버스에 불법보조금을 지급했다고 최종 판정하고, 미국의 징벌적 관세 부과를 승인한 바 있다.

이번 조치에 따라 앞으로 미국이 영국과 프랑스, 독일, 스페인에서 만든 에어버스 항공기를 수입하면 10%의 관세가 붙는다. 항공기 외 소비재도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복관세 시행을 예고했던 와인이 대표적이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치즈, 영국은 위스키와 사탕, 독일은 커피와 과자, 스페인은 올리브와 올리브유 수출에서도 타격이 불가피해졌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유럽 측은 반격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IMF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만난 뒤 기자들에게 “유럽은 WTO 방침의 틀 안에서 보복에 나설 준비가 됐다”며 “미국의 이번 조치는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적 관점에서도 매우 심각한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엄중 경고했다.

EU 역시 보잉사의 보조금을 문제 삼아 미국을 WTO에 제소해둔 상태다. 세실리아 말스트롬 통상 담당 EU 집행위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는 선택을 한 데 대해 유감스럽다”면서 “이번 조치는 우리도 적절한 때에 미국이 WTO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밝혀진 보잉 사건에서 관세부과를 이행하는 것 외에 대안이 없도록 만들었다”고 했다. EU 역시 WTO로부터 미국에 대한 보복관세 승인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결과는 내년 상반기에야 나올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EU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달 중순쯤 유럽산 자동차에도 높은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이 미국에 자동차를 수출하는 건 쉽지만 유럽에 우리 제품을 보내는 건 어렵다”며 불만을 표시해왔다. 자동차 관세 카드가 현실화될 경우 특히 독일 자동차 업계가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AFP는 예상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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