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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SUV에 담긴 재규어 드라이빙, 재규어 E-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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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SUV에 담긴 재규어 드라이빙, 재규어 E-페이스

입력
2019.10.20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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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E-페이스는 즐거운 달리기를 뽐낸다.
재규어 E-페이스는 즐거운 달리기를 뽐낸다.

재규어가 재규어 F-페이스로 시작된 크로스오버 라인업에 힘을 더하고 있다.

전동화 모델인 I-페이스가 그 중 하나이며 컴팩트 크로스오버 모델인 E-페이스 또한 이러한 전략과 계획의 하나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비슷한 가격대에 경쟁 모델이 많은 것 외에도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E-페이스는 제대로 된 가치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과연 재규어 E-페이스는 어떤 가치를 갖고 있을까?

재규어 E-페이스는 재규어 크로스오버 라인업 중 가장 작은 차체를 갖고 있다.

재규어 크로스오버 라인업 중 가장 짧은 4,395mm의 전폭을 갖췄다. 독특한 점은 전폭에 있다. E-페이스는 1,900mm에 이르는 비교적 넓은 전폭을 갖춰 대담하고 날렵한 이미지를 연출한다. 여기에 컴팩트 SUV의 감성을 연출하는 1,638mm의 전고를 갖췄으며 휠베이스와 공차중량은 각각 2,681mm와 1,925kg로 체격 대비 길고 또 무거운 편이다.

날렵한 베이비 재규어

재규어 E-페이스는 베이비 재규어라는 표현이 가장 어울리는 존재다.

작은 차체 임에도 불구하고 재규어 고유의 디자인 아이덴티티가 효과적으로 담겨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전면 디자인은 물론이고 차량의 전체적인 디자인에 있어 재규어의 스포츠 모델, F-타입과 상당히 유사하며 이는 상위 모델인 F-페이스와도 공통된 부분이다.

전면 디자인의 경우 조금은 뭉툭한 느낌도 있지만 날렵하게 다듬어진 고유의 헤드라이트와 F-타입을 고스란히 베낀 듯한 에어 인테이크의 디자인 및 바디킷을 통해 시각적인 매력을 높인다. 이와 함께 SUV 고유의 감성을 살리기 위해 전면 하단에 길쭉한 스키드 플레이트를 더하는 걸 잊지 않았다.

참고로 E-페이스가 디자인 배경을 F-타입에서 가져오고, 또 F-페이스가 그랬던 것처럼 전면부터 측면, 그리고 후면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클래딩 가드를 비교적 얇게 적용하며 도시적이고 스포티한 감성을 한껏 살리는 모습이다.

면에서는 날렵한 실루엣의 SUV를 명확히 한다. 날렵한 루프 라인과 강렬하게 디자인된 C 필러와 윈도우 라인을 통해 시각적인 매력을 높였다. 실제 각도에 따라서는 3도어 SUV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날렵한 실루엣이 돋보인다. 여기에 네 바퀴에는 깔끔히 다듬어진 알로이 휠을 통해 그 완성도를 높였다.

끝으로 후면 디자인에 있어서는 F-타입은 물론이고 최근에 데뷔한 재규어 고유의 감성이 느껴지는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적용했고, 클래딩 가드를 얇게 적용한 바디킷에 전면과 같은 좌우로 긴 스키드 플레이트를 더해 SUV의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연출한 것이 특징이다.

재규어의 감성이 담긴 공간

재규어 E-페이스는 외형에서 F-타입의 디자인 요소를 반영한 것처럼 실내 공간에서도 F-타입의 이미지를 연출한 것이 특징이다. 대시보드를 구성하는 소재나 레이어드 패널 및 마감의 스타일 차이는 있지만 운전석과 조수석을 분리하는 대시보드 및 센터페시아의 구조를 그대로 담아냈기 때문이다.

여기에 좌우대칭의 감성을 강조한 대시보드에 재규어 고유의 간결하고 깔끔하게 구성된 센터페시아를 자랑한다. 여기에 재규어 고유의 감성이 드러나는 계기판과 스티어링 휠을 더했다. 다만 디스플레이 패널을 앞세운 최근의 경쟁자들에 비해 아날로그 클러스터의 비중이 다소 높은 점은 내심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센터페시아 중앙에는 와이드 디스플레이 패널이 자리하고 다양한 기능을 갖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과시한다. 기본적인 기능이나 사용성이 우수한 편이라 누구라도 만족할 수 있는 요소로 생각된다. 다만 디스플레이 패널을 조금 더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긴다.

참고로 메르디안 사운드 시스템은 상위 모델에 비해 확실히 공간 및 표현력의 한계가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실제 상위 모델의 사운드를 경험한 이라면 E-페이스의 사운드 품질에는 실망할 수 있으니 참고할 필요가 있다.

E-페이스의 1열 공간에는 깔끔한 디자인을 반영하고 고급 가죽을 씌운 시트가 적용됐다. 이를 통해 우수한 착좌감을 제공하는 건 물론이고 SUV치고는 제법 낮은 시트 포지션을 통해 만족감을 높였다. 여기에 레그룸과 헤드룸도 충분히 넉넉한 편이라 누구라도 만족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다만 2열 공간은 조금 아쉬움이 있다. 아무래도 날렵하게 다듬어진 차량의 실루엣이 그 이유다. 특히 헤드룸의 협소함은 다소 크게 느껴졌다. 그러나 공간과 여유는 부족하더라도 시트의 기본적인 구성이나 만족감, 착좌감은 상당히 뛰어나 어린 자녀가 있는 ‘패밀리 SUV’로는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

E-페이스의 트렁크 게이트를 들어 올리면 484L의 적재 공간이 드러난다. 컴팩트 SUV의 체급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수준이며 넓고 큼직한 트렁크 게이트 덕에 부피가 큰 짐도 손쉽게 적재할 수 있다. 여기에 2열 시트 폴딩 기능을 통해 상황에 따라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신뢰 높은 존재, 인제니움 디젤

재규어 E-페이스의 보닛 아래에는 최고 출력 180마력과 43.9kg.m의 토크를 내는 2.0L 인제니움 디젤 엔진이 자리한다. 이 엔진은 재규어의 다양한 차량에 적용되어 우수한 경쟁력을 과시한다. 여기에 9단 자동 변속기, AWD 시스템을 통해 네 바퀴로 출력을 전한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재규어 E-페이스 D180은 정지 상태에서 약 9.1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할 수 있으며 최고 속도는 205km/h에 이른다. 참고로 공인 연비는 리터 당 12.4km의 복합 연비를 갖췄다.(도심 11.0km/L 고속 14.7km/L)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아는 컴팩트 SUV

재규어 E-페이스의 주행을 앞두고 시트에 몸을 맡기면 확실히 다른 재규어와 유사하면서도 컴팩트 SUV의 한계라 할 수 있는 다소 빈약한 고급감, 그리고 마감의 디테일이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SUV로서는 상당히 매력적이고 낮은 드라이빙 포지션을 통해 주행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모습이다.

이미 여러 번의 시승을 통해 E-페이스를 비롯해 다양한 인제니움 디젤 탑재 차량을 경험했던 만큼 특유의 정숙성과 부드러움이 다시 한 번 눈길을 끈다. 차량 외부에서는 분명 디젤 차량의 존재감이 느껴지는 게 사실이지만, 실내 공간에서는 전혀 불편함이 없다.

기어 레버를 당기고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하면 다시 한 번 인제니움 디젤 엔진의 존재감이 돋보인다. 인제니움 디젤 엔진은 유수의 디젤 엔진 중에서도 페달 조작에 대한 반응이나 엔진의 회전 질감 자체도 우수할 뿐 아니라 성능에서도 확실한 이점을 드러낸다.

재규어 자체가 차량을 가볍게 만드는 편은 아니라는 걸 감안한다면 43.9kg.m의 토크를 통해 느껴지는 발진 가속은 물론이고 추월 가속과 고속 주행에서의 만족감도 상당히 좋은 편이다. 특히 추월 가속 시의 만족감이나 엔진의 반응에 대해서는 정말 좋은 평가를 하고 싶다.

다만 배기량, 그리고 절대적인 성능의 한계가 있는 만큼 특정 속도가 넘어선 고속 주행에서는 조금씩 힘이 빠지는 모습이 여실히 드러나 ‘배기량의 한계’를 다시 한 번 드러내는 모습이다.

변속기의 만족감이 우수하다. 변속기는 9단 자동 변속기가 적용되었는데 변속 속도가 기민하고 변속 충격을 최소로 줄였지만 변속 상황에서의 체감적인 피드백이 상당히 스포티한 감성이다. 덕분에 SUV를 타고 있음에도 ‘즐겁게 달리는 기분’을 들게 하여 주행의 만족감을 높였다.

게다가 다단화를 제대로 구현한 9단 자동 변속기인 만큼 정속 주행에서는 낮은 RPM을 유지할 수 있어 평온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즐길 수 있다. 다만 패들 시프트가 장착되지 않아 주행 상황에서 수동 변속을 적극적으로 하지 못한다.

물리적인 이치를 떠올려 보자. 으레 SUV라고 한다면 상대적으로 전고가 높고 무게 중심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차량의 움직임이 다소 불안적하고, 운전자의 의지에 비해 조금 둔할 수 있다. 그러나 재규어 E-페이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내용이다.

실제 재규어 E-페이스는 전고가 비교적 높은 SUV 임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선사하는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자랑한다. 전체적이 무게 밸런스는 물론이고 조향 상황에서 기민하게 반응하고 민첩하게 반응하는 후륜의 움직임이 상당히 돋보인다.

덕분에 일상적인 도로는 물론이고 스포티한 드라이빙 상황에서도 신뢰도 높고, 즐거운 드라이빙을 뽐낼 뿐 아니라 신뢰도 높은 브레이크 퍼포먼스로 그 가치를 한껏 강조한다. 특히 E-페이스의 브레이크 페달은 상당히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하지만 막상 제동을 해보면 ‘페달을 더 깊게 밟아달라’라는 식으로 제동력을 한참 남겨두기에 그 가치가 더욱 돋보인다.

좋은점: 매력적인 파워트레인, 신뢰도 높은 하체가 연출하는 드라이빙 퍼포먼스

아쉬운점: SUV의 공간 활용성, 그리고 가격 경쟁력의 부재

즐거움을 말하는 SUV, 재규어 E-페이스

여러 소비자들이 토로하는 AS 및 품질에 대한 이슈를 제외하고, 순수하게 완성된 E-페이스만 보자면 아마 동급의 디젤 SUV 중에서 가장 경쾌하고 매력적인 드라이빙을 뽐내는 존재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게다가 BMW X2의 가격표를 보고 있자면, 되려 E-페이스의 가격이 착하게 보이는 마법에 걸릴 수 있다는 점 또한 인상적인 부분일 것이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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