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밑서 “쇄신책 필요” 목소리… “분열 삼가자” 신중론 더 우세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발언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18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처음으로 40%선 밑으로 떨어지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자성론이 꿈틀거리고 있다. 일각에선 인적 쇄신 등 극약처방이 필요하다는 요구도 나온다. 다만 ‘여권이 위기’라는 진단에는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검찰개혁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법안 처리라는 중대사를 앞두고 있는 만큼 ‘적전 분열은 삼가자’는 신중론이 좀 더 우세한 편이다.

현재 표면상 민주당은 문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설령 지지율이 조금 떨어졌더라도 ‘조국 국면’에서 여권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드러내놓고 인정하는 분위기도 아니다. ‘검찰개혁 촛불집회’라는 지지층의 지원을 등에 업고 있기 때문이다. 3선인 정성호 의원이 지난 15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책임을 통감하는 자가 단 일명도 없다. 이게 우리 수준”이라고 개탄한 게 전부다.

하지만 물밑으로는 위기 의식을 토로하는 의원들이 한둘이 아니다. 한 재선 의원은 “조국 사태로 나라가 둘로 갈라질 정도로 홍역을 치렀고, 대통령도 ‘송구하다’는 뜻을 밝혔는데, 정작 집권 여당이 일언반구 없이 조용하다는 데 문제 의식을 느끼는 의원들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정 의원의 페이스북 글에 공감을 나타내는 의원들의 수가 늘었다고 한다.

특히 조국 전 장관 사퇴 이후에도 대통령 지지율이 반등할 조짐이 없다는 데 대한 걱정이 크다. 차제에 중도층 민심 이반의 원인을 토론하고, 타개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한 중진 의원은 “대통령 지지율 40%선이 붕괴됐다는 건 엄중한 경고로 인식해야 하고, 여권이 심기일전해야 한다”며 “당도 그렇고 정부도 그렇고 분위기를 좀 바꿔야 한다”고 경고했다. “당장 청와대 참모들부터 쇄신해야 한다”는 주장도 곳곳에서 표출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자성론이 수면 위로 오를 분위기는 아니다. 총선을 앞두고 쇄신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표출되면 당에 절대 유리한 게 아니다는 정서가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4대 개혁입법을 둘러싼 노선투쟁과 당청 갈등으로 공멸했던 열린우리당 시절의 교훈이 워낙 뿌리 깊게 박혀 있기도 하다. 한 중진 의원은 “오랜 경험상 대통령 지지율의 점진적인 하락세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쇄신이니 자성이니 하는 큰 목소리가 내부에서 나오면 당장 여론의 주목을 끌 수는 있겠지만, 지지층이 동요하고 근본적인 해법으로 이어지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런 점에서 22일 열리는 의원총회가 당의 진로를 결정할 분수령이 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 국면을 위기라고 보는 의원들이 터놓고 대화와 토론을 해보자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초선 의원은 “의총에서 최근 문 대통령의 지지율, 포스트 조국 국면에서 여당이 풀어야 할 과제 등을 놓고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 것 같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초선 의원 역시 “현재 위기 국면을 어떻게 대처하는 게 바람직한지 의총을 통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눌 필요가 있다”며 “이 자리에서 자성 또는 쇄신 목소리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이는 내부 분열이 아니라 집권 여당이 건강하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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