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기사 등 5개 직무별 1명씩… ‘장애인 고용 외면’ 비판 벗기 
금융감독원.

지난해부터 예산 축소 등을 이유로 비정규직 장애인 사무보조원을 무리하게 감원해 장애인 고용 의무를 외면했다는 지적(본보 8월28일자 1면)을 받은 금융감독원이 장애인 무기계약직 고용을 결정하고 채용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간 줄어든 장애인 직원 수와 비교하면 채용 인원이 많진 않지만, 최장 2년 근무에 3개월마다 근로계약 갱신이 필요했던 기존 장애인 일자리에 비해 고용안정성이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금감원은 지난달 26일 ‘장애인 전문사무원’ 채용 공고를 내고 전형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속기사 △대외협력업무 지원 △도서자료실업무 지원 △감사인 보고 상담 △불법사금융 피해 상담 등 5개 직무별로 무기계약직원을 1명씩 뽑는 절차로, 금감원은 지난 10일까지 서류를 접수한 지원자 가운데 합격자를 선발해 오는 29일 발표할 예정이다.

금감원이 이번 채용을 계기로 ‘공공기관의 장애인 고용 책무를 외면했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7월 당시 50여 명이던 장애인 사무보조원을 줄이기로 결정하고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 방식으로 감원해왔다. 정부로부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지침이 내려오자, 심사 과정에서 장애인 사무보조원의 업무가 ‘상시적이지 않다’며 전환 대상에서 제외한 것이다. 외부 심사위원의 권고를 무시한 금감원의 이러한 결정엔 예산 삭감이 크게 작용했다. 결국 금감원 장애인 사무보조원은 지난해 말 31명, 올해 6월 말 14명으로 급감했고, 이 탓에 금감원은 올해 장애인 의무 고용 비율을 준수하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노동계에선 금감원의 장애인 직원의 근로조건을 향상시킨 점을 평가하는 분위기다. 그간 금감원 내 장애인 직원은 사무보조원으로 일하면서 3개월마다 고용계약을 갱신해야 했다. 반면 이번에 채용되는 장애인 직원은 무기계약직이어서 상시적인 재계약 부담은 덜 수 있게 됐다. 채용 직무가 구체화되면서 지난해 사무보조원 감원 결정 때 논란이 됐던 ‘업무의 상시성’ 문제가 해소된 점도 진일보했다는 평가다. 한편 금감원은 ‘기회 균등’ 차원에서 한 번 일했던 장애인은 다시 채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접고, 이번 채용에선 전직 사무보조원의 지원을 허용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한국일보 보도 이후)각 부서나 팀에서 장애인이 수행할 수 있는 업무에 대한 수요를 조사해 채용을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장애인 채용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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