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고검장에 보고ㆍ별건수사 금지 위법 소지 커”… 법무부, 이달 중 공포 밀어붙이기 
조국 법무부 장관이 8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브리핑룸에서 검찰 개혁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퇴임 전 제정한 인권보호수사규칙(인권수사규칙)을 둘러싸고 법무부와 검찰이 충돌하고 있다. 이달 중 공포를 목표로 서둘러 제정하는 과정에서 관계기관 협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법무부는 지난 15일부터 4일간 인권수사규칙 제정안을 법무부령으로 입법예고했다. 제정안은 당초 법무부 훈령이던 인권보호수사준칙을 법무부의 부령으로 상향 조정한 것으로, 조 전 장관의 재임 중 지시 사항이었다. 조 전 장관이 규칙 제정을 지시하는 과정에서 절차적 문제를 두고 한 차례 논란이 한 차례 불거진 가운데 검찰과 실무 협의도 입법예고 마지막 날 단 하루만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서는 규칙 제정안 내용에 반대 입장을 개진하고 있다. 특히 고등검사장에게 중요 범죄에 대한 수사개시ㆍ구속영장 청구ㆍ사건종결 처분 등을 사전에 보고토록 한 16조 3항과 별건수사를 금지한 15조를 문제 삼고 있다. 두 조항은 훈령에는 없다가 규칙에 새로 포함됐다. 대검은 두 조항의 위법 소지가 크다고 보고 18일 법무부 실무진과 협의에서 반대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고검장 보고 규정의 경우, 일선 지검수사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부여하는 것과 다름 없고 이는 검찰청법에 위배된다고 주장한다. 실제 검찰청법은 일선 고검과 지검에 대한 수사지휘권의 주체를 검찰총장으로만 규정하고 있다. 이에 법무부는 “고검장은 보고만 받을 뿐 지휘하지 않는다”고 해명하고 있다.

별건 수사 금지 규정을 두고도 양측이 팽팽하게 대립한다. 관련 규정이 상위법령인 형사소송법과 충돌한다는 게 대검 측 주장이다. 형소법 195조는 ‘검사는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사료되면 범인, 범죄사실과 증거를 수집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어 두 법령이 충돌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법무부 측은 “목표를 정해놓고 혐의가 나올 때까지 수사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지, 수사 도중 발견된 모든 범죄를 무조건 수사하지 말라는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검찰 안팎에선 법무부 인권수사규칙이 본래 취지를 벗어나 검찰총장의 영향력을 축소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시선을 보낸다. 법무부는 대검 측과 이견은 조율할 수 있지만 이달 중 공포는 예정대로 밀어붙인다는 계획이다. 인권수사규칙은 법무부령인만큼 차관회의나 국무회의를 거치지 않으며, 입법예고 후 부내ㆍ법제처 심사만 거치면 곧바로 공포할 수 있다. 다만 법무부는 협의 과정에서 대검 측 의견이 법령에 적극 반영되는 등 인권수사규칙 내용이 대폭 수정될 경우 입법예고를 다시 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