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총선이 실시된 21일 쥐스탱 트뤼도(오른쪽 세 번째) 총리가 투표를 위해 가족과 함께 몬트리올의 한 투표소로 향하고 있다. 몬트리올=AP 연합뉴스

대형 건설사 수사 무마 외압과 인종차별 이슈 등 연이은 스캔들에 휘말려 재선 여부가 불투명했던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기사회생했다.

캐나다 공영방송 CBC는 21일(현지시간) 치러진 제43대 캐나다 총선에서 트뤼도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유당이 재집권한다는 잠정 집계 결과를 발표했다. CBC는 이날 전국 338개 하원 선거구에서 소선거구제로 실시된 이번 투표의 출구조사 및 중간개표 결과 자유당은 총 157석을 얻어 보수당의 121석에 앞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자유당은 의회 과반(170석) 확보에는 실패, 소수 정부로 재집권하게 돼 다른 정당과의 협력 또는 연정을 통해 국정을 운영해야 할 전망이다.

지난 총선에서 자유당의 압승을 끌어내며 10년 만에 정권교체에 성공했던 트뤼도 총리는 최근 선거를 앞두고 각종 스캔들이 불거지면서 지지율이 떨어져 고전했다. 트뤼도 총리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재선하는 데 큰 무리가 없어 보였으나 건설업체 SNC-라발린의 수사 과정에서 검찰을 압박한 사실이 캐나다 언론에 보도되면서 ‘청렴’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또 인종차별적 분장을 한 과거 사진이 유포돼 파문이 일었다. 이와 함께 영국 BBC 방송은 “지난 총선에서 진보 정책을 앞세워 ‘진정한 변화’를 약속했던 트뤼도 총리의 개혁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돼 왔다”며 “지난 총선에 내걸었던 소선거구제 폐지 공약은 빠르게 폐기됐고, 지난 6월의 트랜스 마운틴 송유관 확장 사업 허가는 환경 파괴 논란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앤드루 시어 대표가 이끄는 제1야당 보수당이 중산층 보호 차원의 세금 인하 외에 뚜렷한 정책 공약 없이 트뤼도 총리에 대한 네거티브 캠페인에만 집중한 덕분에 트뤼도 총리가 재선할 수 있게 됐다는 게 미국 뉴욕타임스(NYT)의 분석이다. NYT는 “시어 대표의 당내 장악력이 위태롭게 됐다”고 덧붙였다.

두 정당에 이어 퀘벡지역에 기반을 둔 블록퀘벡당이 32석, 좌파 성향의 신민주당(NDP)이 24석을 각각 차지할 것으로 관측됐다. 녹색당은 3석을 획득하고 무소속으로 1명이 당선될 것으로 예측됐다. SNC-라발린 스캔들과 관련해 지난달 11일 캐나다 의회가 해산했을 당시 자유당은 177석, 보수당은 95석, NDP는 39석, 블록퀘벡당은 10석, 녹색당은 2석을 차지하고 있었다.

한편 이날 총선에서 브리티시컬럼비아주 포트무디-코퀴틀람 지역구에 보수당 후보로 출마한 한인 동포 넬리 신(신윤주ㆍ47)씨가 NDP의 보니타 사리요 후보를 누르고 한인 최초의 캐나다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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