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의 ‘발롱드스윗 애프터눈 티 세트’.

영국 왕실에서나 대접받을 것 같은 ‘애프터눈 티(Afternoon Tea)’가 국내 호텔업계에선 밀레니얼 세대 고객들의 ‘취향 저격’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1~3단으로 올린 예쁜 식기 위에 알록달록 먹음직스러운 디저트와 차 또는 커피를 곁들인 애프터눈 티 세트는 20~30대의 각광을 받으며 봄철 ‘딸기 뷔페’, 여름 ‘망고 빙수’에 이어 호텔업계의 새로운 먹거리 사업으로 부각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애프터눈 티 세트 판매량은 지난해 가을 시즌(9~10월)과 비교해 최대 7배까지 상승했다. 최근 밀레니얼 세대가 선호하는 ‘가심비(가격 대비 만족감)’와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겨냥한 ‘비주얼’을 내세운 게 주효했다. 특히 해외명품 등 인지도 있는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 온라인 예약 서비스 등 젊은 고객들 눈높이에 맞춘 전략도 한몫 했다는 평가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다음달까지 프랑스 신발 브랜드 ‘레페토’와 손잡고 무화과를 주제로 라떼와 마카롱이 어우러진 ‘발롱드스윗 애프터눈 티 세트’를 선보인다. 이 상품은 작년 동기간 대비 2배 이상 판매량이 늘었다. 호텔 측은 “가을철 애프터눈 티 세트는 2017년부터 꾸준히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며 “2018년에는 전년 대비 35%가량 판매량이 늘었고, 올해는 판매를 시작한 지 한 달여 만에 이미 작년 두 달 동안의 총 판매량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롯데호텔서울이 화장품 브랜드 ‘지방시 뷰티’와 협업해 내놓은 애프터눈 티 세트 ‘2019 머스트 비 르 루즈’.

롯데호텔도 내달까지 화장품 브랜드 ‘지방시 뷰티’와 함께 ‘머스트 비 르 루즈’ 세트를 내놓는다. 지방시의 대표 립스틱 ‘르 루즈’를 본 뜬 ‘레드립 초콜릿’을 비롯한 13종의 디저트를 즐길 수 있고, 지방시에서 특별 제작한 식기 세트도 제공된다. 롯데호텔 측은 이 제품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주중 20%, 주말 30%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호텔 특유의 멋진 전망이 주는 효과도 컸다.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에선 41층에 위치한 로비 라운지에서 즐기는 애프터눈 티 세트가 작년 9월과 비교해 판매량이 무려 7배 이상 증가했다. 고층에서 서울의 전경을 감상하며 코코넛 잣 타르트, 미숫가루 케이크, 무화과 샌드위치 등 11종의 디저트와 음료를 즐길 수 있는 점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파크 하얏트 부산의 ‘2019 가을 애프터눈 티 세트’.

파크 하얏트 부산도 15층 라운지의 애프터눈 티 세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 상승했다. 광안대교가 내려다 보이는 바다 전망이 젊은 층에게 큰 호응을 얻으며 데이트 코스로도 각광 받고 있다. 호텔 측은 “‘소확행’이나 ‘가심비’ 같은 트렌드에 따라 티 세트를 즐기려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며 “사전 예약과 현장 판매 추이로 볼 때 판매량은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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