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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동물 이슈] "유명 수의사 내세운 동물병원, 최악이었다" 분통 터뜨린 유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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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동물 이슈] "유명 수의사 내세운 동물병원, 최악이었다" 분통 터뜨린 유튜버

입력
2019.11.0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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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된 뒤 첫 동물병원으로 이송된 길고양이 '설이'의 모습. 입에 낀 이물질이 피부를 파고들어가 염증이 발생했다. 유튜버 A씨 영상 캡처
구조된 뒤 첫 동물병원으로 이송된 길고양이 '설이'의 모습. 입에 낀 이물질이 피부를 파고들어가 염증이 발생했다. 유튜버 A씨 영상 캡처

 1. 다친 길고양이 구조한 유튜버 “유명 동물병원, 최악이었다” 파문 


길고양이를 구조한 유튜버가 한 유명 동물병원의 부실한 관리를 지적한 영상을 올려 논란이 됐습니다.

유튜버 A씨가 지난 10월 23일 올린 구조일기 영상에 따르면 A씨는 지난 8월28일 평소 A씨의 집 앞에 밥을 먹으러 오는 길고양이 ‘설이’가 입에 이물질이 낀 상태로 괴로워하며 밥을 먹지 못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설이가 경계하며 도망을 다녀 조치를 취하지 못하다 포획을 시도한 지 23일 만인 지난 9월19일 겨우 병원에 데리고 갔습니다. 이물질이 낀 설이의 입에는 상처가 심하게 나 있었다고 하는데요. A씨는 이후 더 나은 치료를 위해 몇몇 동물병원을 다닌 끝에 B동물병원으로 설이를 옮겨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A씨는 직접 이 병원명을 밝히지 않았지만 “TV에도 나오는 유명 수의사가 원장으로 있는 곳”으로 해당 동물병원을 표현했는데요.

이물질을 제거한 설이의 모습. 이물질을 제거한 뒤에도 설이는 한동안 동물병원을 옮겨 다녀야 했다. 유튜버 A씨 영상 캡처
이물질을 제거한 설이의 모습. 이물질을 제거한 뒤에도 설이는 한동안 동물병원을 옮겨 다녀야 했다. 유튜버 A씨 영상 캡처

A씨는 단도직입적으로 “(B동물병원은)정말 최악이었다”고 말했습니다. A씨 주장에 따르면 동물병원 측은 설이의 치료비로 하루에 50만원, 1달 동안 1,500만원의 치료비를 제시했습니다. 설이를 본 수의사는 치료비를 제시하면서 “안락사를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고 A씨는 전했습니다. 하지만 A씨는 “얼마가 들든 알맞은 치료만 했다면 치료비는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며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A씨는 동물병원 측이 마련한 격리실의 위생 상태가 매우 열악했다고 말했습니다. A씨는 “설이가 아침 8시에 소변을 봤다는 설명을 들었는데 나중에 보니 그 소변이 묻어 있는 배변 패드는 설이가 깔고 앉은 채로 방치돼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A씨는 “멸균 상태여야 할 격리실에는 쓰레기로 가득 차 있는 상태였다”고 덧붙였는데요. 위생 문제에 대해 A씨가 항의하자 병원 측은 격리실 개선을 약속했다고 합니다.

A씨는 그 외에도 “설이의 영양 상태가 좋지 않아 뭘 좀 먹여야 할 것 같아서 요청을 했지만 그조차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병원 측은 입에 상처가 있는 상황에서 억지로 먹이는 게 더 좋지 않을 것 같다고 A씨에게 설명했습니다. 참다못한 A씨가 “입으로 먹는 게 안된다면 비강 튜브(코를 통해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튜브)를 통해 먹여줄 수 있지 않느냐”고 묻자 그제야 병원 측에서 비강 튜브를 사용하는 등 제대로 된 처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또한 설이를 담당하는 수의사가 4번이나 바뀌었는데 그때마다 설명이 달라 혼선을 빚기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동물병원이 김명철 수의사가 원장으로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백산동물병원'이라는 사실을 알아낸 누리꾼들이 EBS '고양이를 부탁해' 시청자 게시판에 항의 게시글을 남겼다. EBS 시청자 게시판 화면 캡처
해당 동물병원이 김명철 수의사가 원장으로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백산동물병원'이라는 사실을 알아낸 누리꾼들이 EBS '고양이를 부탁해' 시청자 게시판에 항의 게시글을 남겼다. EBS 시청자 게시판 화면 캡처

A씨는 해당 동물병원을 ‘B 동물병원’으로 지칭했지만 누리꾼들은 이 곳이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백산동물병원이라는 사실을 알아내 이곳 원장으로 알려진 김명철 수의사에게 책임을 추궁했습니다. 김 수의사가 출연하고 있는 EBS 방송 ‘고양이를 부탁해’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사건 해명을 요구하는 글이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결국 누리꾼들의 요청에 김 수의사는 10월3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과문을 게시했습니다. 김 수의사는 “8월 출근을 마지막으로 백산동물병원과의 관계를 정리하는 과정에 있었기 때문에 해당 사건의 정확한 내용을 알지 못했다”고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습니다. 김 수의사는 “이번 일에 대해서 누구보다 큰 책임감과 안타까움을 느낀다”면서 “백산동물병원이 공식 입장을 표명해 많은 분들의 의구심을 풀어주기를 바란다”는 도의적인 사과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김명철 수의사의 사과문이 올라온 같은 날 백산동물병원도 병원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미흡한 대처에 사과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백산동물병원 측은 사과문을 통해 “비강 튜브나 기타 방법으로 영양 공급을 할 수 있다고 보호자에게 먼저 충분한 설명을 드리지 못한 점이 죄송하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담당 수의사가 안락사 이야기를 꺼낸 부분도 “치료 경과가 좋지 않거나 심각한 고통을 받고 있다고 판단할 경우 안락사도 미리 말씀드릴 수 있다”며 “어려운 이야기를 어떻게 말씀드리냐에 따라 받아들이는 게 다를 수 있음에도 마음의 상처가 되지 않도록 설명을 잘 드리지 못한 점 역시 죄송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백산동물병원 측은 격리입원실의 청결 문제도 세면대와 휴지통을 대폭 교체하고 청결을 위해 격리입원실을 리모델링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2. 벨루가에 이어… 울산 수족관서 태어난 돌고래 생후 25일 만에 폐사 

수족관에서 사육되던 벨루가가 폐사한 사건이 알려진 지 얼마 되지 않아 다른 수족관에서 새끼 돌고래가 생후 한 달도 안 돼 폐사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10월29일 울산남구도시관리공단이 전한 소식에 의하면 전날 오후 3시쯤 울산시 남구 고래생태체험관 보조풀장에서 새끼 돌고래가 어미와 함께 수영하던 도중 힘이 빠진 상태로 수면에 떠 있는 모습이 보여 곧바로 응급처치했으나 폐사했습니다. 이 돌고래는 고래생태체험관에서 지내는 돌고래 ‘고아롱’(17 · 수컷), ‘장두리’(10 · 암컷) 사이에서 10월4일 태어난 새끼 돌고래로 생후 25일 된 수컷이었습니다. 공단은 폐사 원인을 밝히기 위해 동물병원에 부검을 의뢰한 상태입니다.

고래생태체험관에서 태어난 새끼 돌고래가 폐사한 것은 2014년, 2015년에 이어 세 번째입니다. 2014년 3월 태어난 새끼 돌고래는 3일 만에, 이듬해인 2015년 6월에는 6일 만에 죽었습니다. 당시 고래생태체험관 측은 새끼 돌고래의 폐사 사실을 숨겼다가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또다시 새끼 돌고래가 폐사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동물보호단체들은 일제히 비판 성명을 내놓았습니다. 해양동물보호단체 핫핑크돌핀스와 시셰퍼드코리아, 동물보호단체 동물해방물결, 동물자유연대, 동물권행동 카라 등 11개 단체들은 10월31일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사기업인 롯데월드는 사건이 발생한 뒤 남아 있는 벨루가의 야생 방류 계획을 밝혔지만, 공공기관인 울산 남구는 돌고래 초산이 원래 폐사율이 높다고 말하며 책임 회피로 일관하고 있다”고 강력하게 비판했습니다.


이번에 폐사한 새끼 돌고래뿐 아니라 남아 있는 돌고래들의 상태도 좋지 못하다고 합니다. 동물해방물결은 “고래생태체험관에 갇힌 돌고래 5마리는 모두 비좁은 수족관에 갇힌 채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동물해방물결에 따르면 이 수족관에서 사육되고 있는 ‘장도담’이라는 이름의 돌고래는 의미 없이 바닥에 드러눕거나 수조 벽에 일부러 몸을 부딪히고 긁는 등 극심한 정형행동과 자해 증상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지느러미를 포함해 온몸이 상처투성이인 장도담은 10월31일 현재 보조 수조에 격리 수용 중이라고 합니다. 새끼를 잃은 돌고래 고아롱 또한 수조 벽만 바라보며 미동도 하지 않는 등 심각한 무기력증에 빠져 있다고 동물해방물결은 전했습니다.

공동성명을 발표한 동물보호단체들은 “울산의 돌고래 사육은 이런 상태로 지속돼서는 안 되며,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울산시가 직접 나서서 수족관 돌고래 번식 금지와 돌고래 바다 방류 등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지난 이슈 업데이트 

 -“개 구충제로 폐암 치료하겠다” 개그맨 김철민 근황 전해 

개그맨 김철민 씨가 10월28일 자신의 SNS에 '펜벤다졸 4주 차 복용'을 알리며 올린 사진. 김철민 씨 페이스북
개그맨 김철민 씨가 10월28일 자신의 SNS에 '펜벤다졸 4주 차 복용'을 알리며 올린 사진. 김철민 씨 페이스북

9월 ‘개 구충제로 폐암이 완치됐다’고 주장하는 해외 소식이 화제가 되자, 폐암을 앓고 있는 개그맨 김철민 씨가 “해당 약을 직접 복용하겠다”라고 선언한 지 4주 만에 근황을 전했습니다.

김씨는 10월28일 자신의 SNS에 “펜벤다졸(개 구충제 속에 들어있는 성분) 4주 차 복용. 통증이 반으로 줄었고 혈액검사 정상으로 나옴”이라는 내용의 글과 함께 방사선 치료실 문 앞에서 찍은 자신의 사진을 게시했습니다. 이어서 김씨는 10월31일 KBS 시사교양 프로그램 ‘제보자들’에 출연해 “부모님 두 분 모두 암으로 돌아가셨고 형 두 분 역시 6년 사이에 암으로 돌아가셨다”면서 “이게(펜벤다졸) 나한테 생명이다”라고 심경을 털어놓았습니다.


김씨가 소식을 전한 뒤 다시금 펜벤다졸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관련 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전문가들은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해당 약품이 동물 약품이며 사람에게 무해하다는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유명 수의사인 그레이스동물병원 나응식 원장도 10월2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냥신TV’에 이 사안을 설명하는 영상을 올렸습니다. 나 원장은 “펜벤다졸의 임상시험을 지켜봐야 하고, 5~10년 안에 상용화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나 원장은 “주변 수의사 중 가족이 암에 걸린 분이 계시다. 그분도 펜벤다졸을 구할 수 있는 수의사라 가족에게 펜벤다졸을 권할까 말까 고민이 많았지만 결국 사용하지 않았다”면서 “말기 암 환자의 심정은 이해가 가지만 (의료)윤리적으로 이 약을 권한다고 말할 수 없어 더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토로했습니다.

정진욱 동그람이 에디터 8leonardo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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