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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톺아보기] 노사연의 ‘바램’

입력
2019.11.04 04:40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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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콘서트 7080’ 영상 캡처
KBS1 ‘콘서트 7080’ 영상 캡처

가수 노사연 씨의 노래에는 ‘바램’이라는 말이 유독 많이 등장한다. 대표 곡인 ‘만남’의 가사는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그것은 우리의 바램이었어.’로 시작하고 2014년에 발표한 노래는 아예 제목부터가 ‘바램’이다.

이 노래들에서 ‘바램’은 ‘어떤 일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의 의미로 사용되었는데, ‘바램’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바람’의 잘못으로 나와 있다. ‘바라다’의 명사형은 ‘바램’이 아니라 ‘바람’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바람’을 ‘바램’으로 말하고 ‘바라다’를 ‘바래다’로 이야기하며 ‘행복하기를 바라.’를 ‘행복하기를 바래.’라고 표현한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바래’라고 말하다보니 바른 표현인 ‘바라’가 오히려 틀린 표현인 것처럼 느껴질 정도이다.

이러한 예는 ‘놀라다’, ‘나무라다’ 등의 동사에서도 나타나는데, ‘놀라다’를 ‘놀래다’로, ‘놀랐잖아요.’를 ‘놀랬잖아요.’로 잘못 말하고 ‘나무라다’를 ‘나무래다’로, ‘나무라지 마,’를 ‘나무래지 마.’로 잘못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ㅏ 모음이 ㅐ 모음으로 바뀌는 것은 ‘파랗다’ 등의 형용사 어간에 어미 ‘-아’가 결합하면 ‘ㅎ 불규칙 활용’을 해 ‘파랗아’가 되지 않고 ‘파래’가 되는 경우와 ‘공부하다’ 등의 동사 어간에 어미 ‘-아’가 결합하면 ‘여 불규칙 활용’을 해 ‘공부하아’가 되지 않고 ‘공부하여’가 되어 ‘공부해’로 줄어드는 불규칙 활용의 경우에만 해당이 된다.

그러나 ‘바라다’는 어간 ‘바라-’에 어미 ‘-아’가 결합할 경우 동일한 모음이 연속될 때 한 모음으로 줄어드는 축약 현상에 의해 ‘바라’로 활용이 된다. ‘놀라다’와 ‘나무라다’ 역시 ‘놀라’, ‘나무라’로 활용이 된다.

유지철 KBS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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