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광병 갑질 논란’으로 한국당 영입 보류…문제의 기자회견
“‘후방서 꿀 빨던 애들이 대장님 힘들게 해 맘 아프다’는 2030이 나를 응원”
자유한국당 인재 영입 1차 명단에서 제외된 박찬주 전 육군대장이 4일 기자회견을 열어 “당에서 결정하는 대로 따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자신을 둘러싼 ‘공관병 갑질’ 논란에 대해 조목조목 해명하면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삼청교육대 교육을 한 번 받아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2030 세대의 많은 응원을 받고 있다”, “운전병이 다 기독교인줄 알았다”는 등 오해 소지가 있는 발언을 해 논란을 자초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전 대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당에서 필요해 쓰겠다면 제 역할을 하겠지만 필요하지 않다면 억지로 어떻게 하겠나”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통상 총선 전 외부 영입된 분야별 인재에게 비례대표 순번이 주어지는 것과 관련해서는 “저는 비례대표 생각이 전혀 없다. 제가 아니어도 되는 것 아니냐”라며 “어디든 험지로 가서 1석이라도 더 차지하면 (당에) 도움이 되는 것 아니겠나. 내 고향 천안을 가던지, 계룡도 떠나지 말라는 분이 많다”고 했다. 한국당 안팎에서는 그가 비례대표 순번을 받지 않는다면 충남 천안을에 출마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박 전 대장은 자신을 둘러싼 ‘공관병 갑질’ 논란에 대해서도 일일이 해명했다. 그는 피해를 주장한 공관병이 “전 대장 아들이 공관에 왔을 때 설거지와 빨래까지 했다”고 증언한 데 대해 “과장된 것”이라며 “규정에 따라 제 빨래는 공관병이 담당하고 가족 것은 가족이 담당하는데, 한 번인가 아들이 아내가 없을 때 휴가를 왔다가 (공관병이 담당하는) 제 바구니에 넣어서 빨래를 했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자신의 가족과 손님이 공관에 방문했을 때 바비큐 파티를 준비하게 했다는 것과 관련해서도 “자랑이 아니라 아들도 공관에 왔을 때 공관병을 위해서 통닭 사 나눠먹고 가깝게 지냈다”며 “제가 바비큐 준비를 많이 시켰다는데, 나중에 사진을 공개하겠지만 공관병 표정이 긴장을 하나도 안 하고 있다. 공관병과 같이 (바비큐 파티를)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소 공관병과 친하게 지냈기 때문에 어울렸을 뿐이란 뜻이다.
그는 또 불교 신자인 공관병을 교회에 데리고 갔다는 비판에 대해 “운전병이 불교 가야 하는데 제가 공식적인 성회가 있었다. 그러면 운전병이 못 갈수도 있지 않나”라며 “그런데 저는 (공관병이) 다 기독교인 줄 알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2030 세대가 제게 반감을 가지고 있다는데, 그러나 저는 2030 세대의 많은 응원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군대 갔다 온 사람들이 ‘현역 병사는 현장에서 박격포 하는데 화가 난다’, ‘후방에서 꿀 빨던 애들이 대장님 이렇게 하는 게 가슴 아프고 속상하다’고 말하는 등 (응원하는) 분위기도 많다는 것을 참고해 달라”고 했다.
이어 박 전 대장은 갑질 의혹을 제기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을 겨냥해 “삼청교육대 교육을 한 번 받아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독재 시절 인권 탄압의 상징이었던 삼청교육대를 언급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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