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되겠다는 분인데 자질을 의심해볼 일” 맹공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삼청교육대 교육을 받아야 하지 않느냐”고 자신을 공격한 박찬주 전 육군 대장에게 비난을 쏟아냈다. 박 전 대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사과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전 대장의 공관병 갑질 의혹을 제기했던 임 소장은 명예훼손 등 민사소송 가능성도 시사했다.
임 소장은 5일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서 “그분의 인식이 과거 5공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났고, 국민의 기본권 신장에 앞장서야 할 헌법기관(국회의원)이 되시겠다는 분으로서 자질을 의심해볼 일”이라고 분노했다. 그는 주변에서 민사소송을 해라고 권유하는데 “차차 검토해보는 걸로 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박 전 대장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삼청교육대 발언을 한 것을 두고 임 소장은 “병법을 공부하신 분인데 적과의 싸움에서 저 정도면 퇴역하시길 다행”이라고 공격했다. 이어 “여생을 자숙하면서 기도를 통해 본인이 반성해야 (갑질 피해자인) 공관병들에게도 죄를 빌 수 있다”고도 했다.
박 전 대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지지하는 젊은층도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임 소장은 “20, 30대들이 지금 포털을 보면 (박 전 대장에 대해) 가장 욕을 많이 하고 있는 세대다. 군에 입대해야 할 세대, 갓 전역한 세대들이기 때문에 군대 갑질 문화에 굉장히 민감하다”며 “세대를 대표하는 것을 전혀 인식을 잘 못하는 것 같다”고 반박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군이 계엄령 대비 문건을 작성한 것에 대해 박 전 대장은 “군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것을 금기시한다면 군의 손발을 묶는 자해행위”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임 소장은 “(박 전 대장이) 육사 38기니까 박정희 (전 대통령) 아들인 박지만의 동기다. 박근혜(전 대통령)를 누나라고 하는 그룹”이라며 “이들이 보고 배운 것은 군이 정치개입을 해서 쿠데타를 일으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군인들이) 개입하는 것이 당연한 구국의 결단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굉장히 잘못된 인식”이라며 “군이 내부를 향해 탱크를 동원해 무력으로 진압한다는 것은 후진국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국군기무사령부가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앞두고 청와대 등에 정보보고를 11건이나 한 것은 친위 쿠데타를 일으킬 만한 정황이라고 임 소장은 주장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던 12월 9일 기무사는 ‘탄핵안 가결 시 군의 조치사항 검토’라고 해서 국가안보실장하고 국방장관에게 각각 보고한다. 이날은 조현천 기무사령관이 박 전 대통령을 관저에서 독대한 날”이라며 기무사가 청와대와 쿠데타를 모의했다는 주장을 폈다.
일부 언론은 계엄 문건의 핵심인물인 조 사령관을 검거하기 위해 검찰이 미국에 수배 협조를 요청했다는 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보도했다. 임 소장은 “주변(인물)을 통해 귀국을 종용한다든가 직접 잡으러 간다든가 이런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며 검찰의 소극적 수사를 지적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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