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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김대윤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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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김대윤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 인터뷰

입력
2019.11.1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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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미래는 핀테크… 혁신 견인할 새 규칙 필요해”

[저작권 한국일보] 김대윤 한국핀테크산업협회 회장이 10월 25일 서울 강남구 위워크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저작권 한국일보] 김대윤 한국핀테크산업협회 회장이 10월 25일 서울 강남구 위워크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토스, 뱅크샐러드, 카카오뱅크. 금융권에 새로운 플레이어로 등장한 핀테크(FinTech) 기업들이다. 간편 송금 서비스인 토스는 유니콘 기업(자산가지 1조원 이상 스타트업) 반열에 올랐고, 카카오뱅크는 최근 1,000만 고객을 돌파했다. 불과 4년 전인 2015년만 하더라도 핀테크 기업은 20여곳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10배가 훨씬 넘는 330여곳의 스타트업이 성업 중이다. 관련 산업 기반이 확대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이다.

핀테크 기업들의 약진이 눈부시지만 일반인들에게 핀테크는 여전히 낯설다. 대체 핀테크가 뭘까. 서울 강남구 위워크 사무실에서 만난 김대윤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은 핀테크에 대해 “말 그대로 금융(Financial)과 기술(Technology)을 융합한 금융서비스”라며 “금융시스템을 기술로 혁신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걸 목표로 삼는다”고 소개했다. 김 회장이 이끄는 핀테크산업협회는 핀테크 스타트업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만들어진 사단법인으로 금융위원회 인가를 받아 지난 2016년 출범했다. 김 회장 역시 P2P(Peer to Peer·개인 간) 대출업체 ‘피플펀드컴퍼니’라는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기업인이다.

김 회장은 “핀테크는 전세계적인 추세이고, 이미 거스를 수 없는 트렌드가 됐다”고 단언한다. “한국에서는 막 태동한 단계지만 기술과 경험이 쌓이면서 불모지에 가까웠던 생태계가 3년여 만에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확장됐다”는 것이다. 특히 4차산업혁명에 대한 기대가 맞물려 최근 몇 년 사이 금융 분야에 규제 완화 분위기가 조성된 점이 기회로 작용했다고 그는 분석한다. 김 회장은 “기본적으로 4차산업혁명은 산업간 융합이 핵심인데 핀테크는 금융 데이터와 기술이 기반인 만큼 4차산업혁명에 부합하는 분야”라며 “이미 모바일 보급율과 기술력 등 조건이 갖춰진 상태에서 규제완화 흐름이 맞아떨어지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이 보는 향후 전망도 장밋빛이다. 그는 “향후 2~3년 안에 기존 금융시장의 판도를 바꿀 대형 핀테크 기업들이 다수 출연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특히 “최근 수 년 동안 한국 핀테크가 외형을 키우는 데 중점을 뒀다면 이제부터는 사업을 고도화시켜 자생력을 확보해야 할 시점”이라며 “금융의 사각지대에서 다양한 서비스와 부가가치가 만들어지면 금융 산업 일대에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 회장은 이어 “기존 금융회사도 이런 움직임을 외면하기 힘든 상황이 됐고 이 때문에 대형 은행과 핀테크 기업과의 협업과 경쟁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런 식의 결합이 이어지면 머지않아 전통적인 금융사들과 관계 역전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 한국일보]김대윤 한국핀테크산업협회 회장이 10월 25일 서울 강남구 위워크 사무실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저작권 한국일보]김대윤 한국핀테크산업협회 회장이 10월 25일 서울 강남구 위워크 사무실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김 회장은 이를 위한 선결 과제로 규제 완화를 꼽았다. 규제를 통한 리스크 관리가 공고한 기존 금융시장에 핀테크 업체가 진입하기 위해선 규제 장벽을 낮추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협회 차원에서 금융위원회 등을 상대로 숨은 규제를 풀어내고 입법부와 함께 법제를 만드는 작업을 1순위 과제로 두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다. 김 회장은 “정부 주도로 일부 규제가 풀리면서 핀테크 산업이 제도권 안으로 겨우 들어왔지만 여전히 걸림돌이 많이 남아있다”면서 “무조건 규제를 없애달라는 것이 아니라 스타트업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새로운 규제를 만들어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핀테크 업체들이 신용정보법을 포함한 ‘데이터 3법’ 통과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디지털데이터 기반 산업인 핀테크 업계 입장에서 빅데이터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원료다. 김 회장은 “데이터 3법이 통과되면 빅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무궁무진해진다”면서 “메신저, 송금 등 출발은 다르지만 핀테크 기업의 궁극적 목표는 종합 금융 플랫폼이 되는 것인데 데이터 규제가 풀리면 그 동안 제한적으로 제공해온 서비스의 속도가 더 빨라지고 더 정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궁극적으로 고객의 모든 계좌와 카드, 증권, 보험 등 정보를 조회하고 이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고객 개개인에 최적화된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면서 “특히 기존 금융권의 사각지대에 존재했던 저소득층, 평범한 근로소득자를 위한 상품이 훨씬 더 많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핀테크가 활성화된 미래 금융은 어떤 모습일까. 김 회장은 금융 거래의 단계가 획기적으로 줄고 금융 소비자가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거라 봤다. 그는 “쉽게 말해 과거에는 은행에 가야지만 대출을 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개인이 손 안에서 가성비 높은 상품을 직접 고를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개인이 금융시스템에 더 쉽게 접근해 최소의 비용으로 최고의 효과를 얻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이어 “결국 기존 상품 대비 차별화된 가치를 개개인 별로 제공하는 것이 핀테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며 “명확한 법과 시류에 맞는 규제가 있고, 금융사들이 혁신적인 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을 때 소비자도 가장 좋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핀테크 신생 업체들이 정보 보호와 시스템 보안 등에 취약하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선 “현재 시스템이 완벽하진 않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기술 혁신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기본적으로 핀테크 기업의 경우 개인과 기관의 자금을 다루기 때문에 무엇보다 신뢰가 가장 중요한 기업 가치이고, 이 때문에 보안 분야에 대다수의 인력과 자금이 투입되고 있어요. 보안 기술이 획기적으로 발전하고 있고, 일부 핀테크 업체는 대형 은행에 보안 솔루션을 공급할 정도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죠.” 빠르게 다가 오고 있는 핀테크 시대에 지레 겁먹을 필요가 없다는 자신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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