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촛불’이 가득 메운 서울 광화문 광장을 탱크로 밀어 버렸을지도 모른다는, 황당하리만치 잔혹한 반헌법적 음모의 실체는 드러날 수 있을까. 당시 청와대의 주도 속에 현 야당 대권 주자가 깊숙이 개입했을 것이라는 의혹에 이어 관련 수사를 은폐했다는 의혹이 시민단체로부터 제기됐다.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는 6일 기자회견을 열어 “계엄령 문건 관련 군ㆍ검 합동수사단의 단장 등을 지낸 전익수 대령(현 공군본부 법무실장)이 2018년 수사단 활동 당시 휘하 군검사들의 수사 결과를 은폐하고자 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군인권센터가 제기하는 의혹은 수사단이 ‘촛불 계엄령’ 문건 작성에 깊숙이 개입한 국가안보실 행정관 신모씨가 당시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에게 제출한 보고 문건을 확보하는 등 주요 단서를 입수하고도 수사를 중단했다는 것이 골자다.

2017년 초 탄핵 국면이 절정으로 치닫던 당시 상황에서 북한의 급변사태를 명분으로 계엄령을 선포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해 검토됐던 이른바 ‘희망계획’의 일부가 드러났는데도 규명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계엄 문건 작성 연루 혐의로 신모씨를 수사하던 군 검찰은 희망계획 등 계엄과 관련된 혐의는 덮어 버렸다”며 “청와대에서 김관진 안보실장 주도 하에 준비되던 ‘희망 계획’에 대한 수사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중단됐다”고 말했다.

군인권센터의 이 같은 주장으로 핵심 인물인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의 도피로 중단된 수사의 재개는 물론 앞선 수사 과정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난 해 11월 군ㆍ검 합동 수사단은 미국으로 도주한 조현천 전 사령관에 대해 기소중지 처분을 내리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황교안 전 대통령 권한대행,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 김관진 전 실장 등 촛불 계엄령 의혹의 핵심 지휘라인에 대한 수사를 사실상 중단했다.

특히 군인권센터는 지난달 21일 계엄령 관련 핵심 문서인 ‘현 시국 관련 대비 계획’의 원본을 공개하면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개입 정황을 폭로하기도 했다. 황교안 대표는 2016년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총 3차례 NSC 회의를 주재해 ‘촛불 계엄’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군인권센터의 주장. 그러나 황 대표는 “계엄령의 ‘계’자도 못들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관련 문서가 실제 계엄령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닌 평시 작성 문건이라고 적극 반박하고 나서는 등 의혹 자체에 대한 진위 공방으로 확산하면서 실체 규명은 아직도 요원한 상황이다. 결국 수사당국에겐 사건의 키를 쥐고 있는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의 신병 확보 여부가 의혹을 푸는 핵심 과제이지만, 소재 파악조차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식 PD yskit@hankookilbo.com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