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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턴테이블에 수십 ㎞ 전선… LS전선 해저케이블 사업 ‘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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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턴테이블에 수십 ㎞ 전선… LS전선 해저케이블 사업 ‘순항’

입력
2019.11.11 04:4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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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전선, 3000억 투자 동해공장 가봤더니

LS전선 동해공장 근로자들이 수십km에 달하는 해저케이블을 턴테이블 위에 적재하고 있다. LS전선 제공
LS전선 동해공장 근로자들이 수십km에 달하는 해저케이블을 턴테이블 위에 적재하고 있다. LS전선 제공

도체와 절연체 등을 재료로 한 여러 가닥의 케이블이 수직 연합기를 타고 지상에서 3층 높이의 허공으로 빙글빙글 돌며 오르고 있다. 굵은 몸통을 가진 이무기가 용이 되려고 하늘로 오르는 모습이 연상된다.

공장 3층으로 모인 여러 가닥의 케이블은 새끼줄이 꼬이듯 거대한 한 가닥의 케이블로 변신한다. 섬과 육지, 섬과 섬 사이의 전력 연결을 담당하는 해저케이블이 완성되는 순간이다.

지난 7일 찾은 LS전선 강원 동해사업장은 대만으로 보낼 해저케이블 생산 작업에 한창이었다. 이날 생산된 물량은 대만 서부 해상 풍력단지에 설치되는 수백km 길이 해저케이블의 일부다.

사람 몸통 만한 굵기에다 길이는 수십km에 달하는 해저 케이블을 생산하는 현장 전체를 한 눈에 담기는 쉽지 않다. 수직 연합기를 통과해 외형적으로 해저케이블 모습을 갖춘 제품은 긴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수십m 떨어진 옆 공장에 차곡차곡 쌓인다.

길이가 긴 끈이나 수도 호스를 집안 창고에 보관할 때 부피를 줄이기 위해 둘둘 말듯이, 해저케이블 역시 지름이 45m에 달하는 턴테이블 위에 뱀이 꽈리를 틀듯이 둘둘 말려 보관된다. 품질 검사 등을 마친 최종 제품은 컨베이어 벨트와 외부 ’갱 웨이’(선박 이동용 사다리)를 타고 공장 바로 옆에 위치한 동해항에 입항한 선적선 위로 바로 이송된다.

배에 해저케이블을 싣는 작업도 만만치 않다. 통상 해저케이블 전용 운송선은 거대 턴테이블을 갖추고 있지만, 제품에 손상을 주지 않으면서 부피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생산 작업과 마찬가지로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해저케이블 길이에 따라 다르지만, 선적 작업에 최대 하루 이상이 소요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송과 해저 작업에도 고도의 기술이 필요해 고객에 따라 LS전선 같은 생산업체에 이 모든 과정을 맡기기도 한다.

LS전선이 생산한 해저케이블 단면 모습. 전기가 외부로 흐르지 못하게 하는 부도체 물질이 전기가 흐르는 도체(내부 원 3개)를 감싸고 있다. 민재용 기자
LS전선이 생산한 해저케이블 단면 모습. 전기가 외부로 흐르지 못하게 하는 부도체 물질이 전기가 흐르는 도체(내부 원 3개)를 감싸고 있다. 민재용 기자

이욱 LS전선 해저생산팀 차장은 “최근 재생 에너지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도서 지역에 해상 풍력단지를 건설하고, 발전비용 절감을 위해 국가 간 전력망을 연계하는 나라가 많아지고 있다”며 “해저케이블 공급을 원하는 국가가 크게 늘어서 공장 가동률을 최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은 LS전선이 해저케이블 시장 강자로 부상했지만, 10년 전만 해도 이 시장은 유럽 업체들의 독무대였다. LS전선은 2008년 전선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약 3,000억원을 투자해 동해시에 국내 최초 해저케이블 생산 공장을 건설했다. 이후 LS전선은 해저케이블 핵심 생산 설비인 수직 연합기를 자체 제작하는 등 기술 차별화를 꾀하며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특히 유럽과 거리가 멀어 이송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아시아, 남미 지역을 집중 공략하며 이탈리아 프리즈미안, 프랑스 넥상스에 이어 세계 3위 업체로 부상했다. 특히 올해 총 100km에 이르는 브라질 산타카타리나섬 연계 작업에 이어 총 4,000억원 규모의 대만 해상 풍력단지 작업도 연달아 수주에 성공하며 남미ㆍ아시아 시장 최강자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LS전선의 강원 동해 공장 전경. LS전선 제공
LS전선의 강원 동해 공장 전경. LS전선 제공

명노현 LS전선 대표는 "해저케이블 사업 진출 10여년만에 글로벌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동해 사업장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아시아 시장은 물론, 유럽과 미주 해저케이블 시장 공략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해=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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