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 미용사, 페북 친구 등 계좌로 790차례 거래
미공개 정보 이용한 불법 거래도 미용사 계좌로
장관 지명ㆍ임명 이후도 거래, 조국 책임론 불가피
정경심 동양대 교수.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남편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임명된 이후에도 차명계좌를 트고 코스닥 상장사 더블유에프엠(WFM) 주식 매매, 선물ㆍ상장지수펀드(ETF) 매매 등 금융 거래를 790차례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남편이 공직사회를 단속해야 할 민정수석이었음에도 그 등잔 밑에서 고위공직자 윤리의 기본인 직접투자 금지 규정을 대놓고 어겼다는 의혹을 받는다. 법원에서 사실로 드러날 경우 조 전 장관은 직ㆍ간접적 책임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12일 검찰이 국회에 제출한 정 교수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정 교수는 2017년 5월 남편이 청와대 민정수석에 임명돼 공직자윤리법상 재산등록 의무, 백지신탁 의무 대상이 되자 이를 피하기 위해 6개의 차명계좌를 만들어 주식 거래를 이어갔다. 동생인 정광보 보나미시스템 상무에게 3개 계좌를 차용했고, 단골 미용실의 헤어디자이너 A씨에게 계좌 1개를, 페이스북을 통해 알게 돼 주식 정보를 받아오던 지인 B씨를 통해 2개 계좌를 받았다.

정 교수는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에 임명된 지 두 달이 된 시점인 2017년 7월4일부터 차명 주식거래를 시작했다. 문제의 WFM 주식 7,871주를 사들였다. 남편이 법무부 장관에 지명되고, 사모펀드 등 비리 의혹이 불거진 시기에도 차명거래는 계속됐다. 검찰의 대규모 압수수색이 있던 8월27일에도 차명 주식 150주를 매도했다. 장관 지명 이후부터 장관에 임명된 이후까지 정 교수의 차명거래는 23차례나 계속됐다.

정 교수는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가 무자본 인수합병, 무보증 전환사채 허위공시 등을 통해 주가를 조작한 것으로 조사된 WFM의 주식도 차명으로 샀다. 정 교수는 2018년 2월부터 11월까지 단골 미용실 헤어디자이너 A씨의 계좌를 이용해 WFM 등의 주식을 사고팔았다. 특히 검찰은 2018년 2월과 2018년 11월 A씨 명의 계좌로 이뤄진 금융거래가, 5촌 조카 조씨에게 미공개 정보를 미리 듣고 행해진 불법 행위였다고 적시했다. 정 교수는 음극재 평가실험, 중국 통신업체와의 납품 MOU 등 정보가 공개되기 전 총 7,532주를 사들였다. 이를 비롯해 정 교수는 총 7억1,300만원 상당의 주식을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사들였는데, 모두 차명거래였다. 동생 정씨 등 계좌를 통한 거래도 두드러졌다.

페이스북을 통해 알게 된 B씨를 통해선 주로 선물투자와 ETF 매매가 이뤄졌다. 총 790차례의 차명 금융거래 가운데 약 600회가 B씨를 통해 선물옵션 등 거래였다.

정 교수가 사모펀드 관련 의혹이 불거진 이후까지 차명 주식거래를 해온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나면서, 조 전 장관이 “몰랐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할지 주목된다. 이 경우에도 공직사회를 단속해야 하는 민정수석이 자신의 가족이 한 불법행위조차 몰랐다는 비난은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 교수 측은 법정에서 이 같은 범행을 부인하면서 사실관계를 다툴 것으로 전망된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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