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19일 본회의서 비쟁점 법안 120여개 처리 합의
문 의장 “12월3일 후 패트 상정ㆍ처리”… 한국당 반발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12일 국회 의장실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과 사법개혁법안, 선거법 개정안 등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등 정국 현안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회동을 갖고 있다. 오대근 기자

정치개혁 법안 등의 처리를 놓고 힘겨루기를 해온 여야가 19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비쟁점 법안 120여건을 우선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오른 정치개혁 및 검찰개혁 법안 처리 방법과 시점에 관해선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계속 평행선을 달렸다. 자유한국당에선 ‘의원직 총사퇴’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는 12일 오전 국회에서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비공개 정례회동을 갖고 민생법안, 패스트트랙 법안, 내년도 예산안 등의 처리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회동은 문 의장의 일본 및 멕시코 순방 일정으로 약 2주만에 열렸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나경원 자유한국당·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1시간 가량 이어진 회동에서 19일 오후 2시 본회의를 열어서 비쟁점 법안 120여개를 처리하는 한편 데이터 3법과 국회법 개정안도 내용을 추가해 처리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가능하면 이달 말쯤 본회의를 한 번 더 열고 다른 법안들을 처리하는 과정을 생각하고 있다”며 “다만 이 날짜를 특정하자는 의견과 특정하지 말자는 의견이 나뉘어져 이 문제는 추후에 다시 논의키로 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나 원내대표도 “정기국회 중 반드시 할일 중 하나가 국회법 개정안 처리인데 이를 통해 입법부 위상을 제대로 자리잡게 하겠다는 대목은 큰 틀에서 합의가 됐다”면서 “4차혁명 시기에 대한민국이 뒤쳐져있는 만큼 최대한 데이터 3법 개정안도 통과시키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를 둘러싼 이견은 그대로였다. 이날 문 의장은 그간 강조해온 대로 “정치개혁 및 사법개혁 법안을 12월 3일 이후 본회의에 상정 처리할 예정”이라고 재차 언급했다고 한민수 국회대변인이 회동 직후 브리핑에서 설명했다. 문 의장은 "여야 협의를 통해 합의한 날짜와 법안이 상정되길 여전히 희망한다”면서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국회를 멈출 수는 없다”고 거듭 힘줘 말했다. 또 “(법안의) 부의 이후에는 빠른 시일 내에 국회법에 따라 상정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국당은 즉각 반발했다. 나 원내대표는 “12월 3일은 어떠한 해석에 의해서라도 불법적이란 점을 다시 강조한다”며 “입법조사처가 헌법학자들한테 ‘12월 3일은 실질적으로 충분한 정보 제공이 안 되는 상황’이란 답을 받았다”고 항의했다. 이어 “패스트트랙은 모든 과정이 불법이며 합의 처리의 강행 역시 불법의 연장인 만큼 동의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거듭된 평행선을 예고하듯 이날 회동을 앞두곤 뼈 있는 농담도 나왔다. 협상에 앞서 사진촬영 과정에서, 오신환 원내대표가 “(서 있는 위치가) 나는 늘 나 원내대표 손만 잡는다”고 언급하자, 문 의장이 “내 왼손은 늘 나 원내대표에게(가 있다)”라며 “(제) 손목은 잡아도 되는데, 발목은 잡지 마세요”라고 언급한 것이다. 범여권으로부터 ‘발목잡기’라는 비판을 받아 온 한국당을 향한 언중유골 발언이다.

패스트트랙 법안을 둘러싼 줄다리기가 계속되자 한국당에선 ‘의원직 총사퇴’ 카드까지 공론화됐다. 이날 한국당 재선 의원들은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의원직을 총사퇴하는 방안으로 당론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재선모임 간사인 박덕흠 의원은 “패스트트랙 통과 시 ‘의원직 총사퇴’를 당론화할 것을 지도부에 요구한다는 것으로 간담회에서 입장이 정리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나 원내대표는 “할 수 있는 모든 카드는 검토해야 된다”며 “의회민주주의를 복원한다는 차원에서도 불법의 연결고리를 끊는 것을 반드시 하겠다”고 말해 의원들의 제안에 힘을 실었다. 한편 나 원내대표는 이르면 13일 패스트트랙 충돌 사태와 관련해 검찰에 출석한다. 앞서 출석한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의원들은 검찰 조사에 응하지 않을 방침이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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