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을’ ‘양산을’ 구체적 거론 속 대통령 임기 말까지 보좌 관측도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이 내년 총선에 출마할지 여부를 놓고 정치권에서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총선 준비를 위해 다음 달 청와대를 떠나 서울 구로을에 도전할 것이라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일각에서 거론된다. 구로을은 총선에 불출마하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지역구다. 하지만 윤 실장이 실제로 총선에 출마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크지 않다는 게 여권의 대체적 전망이다.

12일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의 얘기를 종합해 보면, 윤 실장은 문 대통령을 임기 끝까지 보좌하는 ‘순장조’가 될 것이란 전망에 큰 변화가 없다. 무엇보다 윤 실장을 대체할 인사가 마땅치 않다는 게 여권 인사들의 중론이다.

김조원 청와대 민정수석(왼쪽)과 윤건영 국정기획상황실장이 11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윤 실장은 남북 관계 등 외교ㆍ안보 분야에서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2018년 1, 2차 대북 특사단에 이름을 올리는 등 문 대통령의 핵심 메신저로 움직였다. 지난 달 문 대통령 모친상 때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조의문을 받아 문 대통령에 전달한 것도 윤 실장이었다. 일본의 수출 규제가 있기 직전에는 윤 실장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측과 직접 접촉했던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신현수 전 국가정보원 기조실장을 윤 실장 후임으로 꼽는 인사도 일부 있지만, 아직은 소수 의견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연말을 넘기면 북미 비핵화 대화 국면이 어떻게 전개될지 한치 앞도 분간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며 “윤 실장이 자리를 비우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타이밍도 좋지 않다. ‘조국 사태’의 여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윤 실장이 물러나면 경질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을 강행한 책임을 윤 실장에 묻는 목소리가 민주당에 있는 것도 사실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분신으로 여겨지는 윤 실장이 사퇴하면 청와대 전면 쇄신론으로 비화할 수밖에 없다”며 “지금은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청와대 김상조 정책실장(왼쪽)과 윤건영 국정기획상황실장이 16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앞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가운데는 이호승 경제수석. 연합뉴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이 윤 실장을 놓아줄 거라는 관측이 완전히 정리되지 않는 것은 19대 총선을 앞둔 2015년 문 대통령이 윤 실장의 날개를 꺾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였던 문 대통령은 총선을 앞두고 당이 분열 양상을 보이자 윤 실장 등 측근 6인의 불출마를 못박으며 통합을 호소했었다. “문 대통령이 윤 실장의 뜻을 존중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윤 실장과 가까운 인사들은 “문 대통령이 재가하기 전에 윤 실장이 먼저 움직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총선 차출이 현실화 할 경우, 지역구는 서울이 아닌 경남 양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데다, 현역인 서형수 민주당 의원(양산을)이 불출마 의사를 굳힌 곳이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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