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중 숙박요금 2~4배 인상에 여객선, 민박 활용 지자체도

여성 관광객이 도쿄 시내의 올림픽을 상징하는 오륜 조형물 앞을 지나가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내년 도쿄(東京)하계올림픽ㆍ패럴림픽을 앞두고 대회기간(2020년 7월 24일~8월 9일) 중 도쿄 내 숙박 시설 요금이 통상보다 2~4배로 인상된 곳들이 나타나고 있다.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가 올림픽 기간 중 경기 단체들의 일본 방문을 고려, 일부 객실을 사전 확보해 두면서 일반인들이 예약할 수 있는 물량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내년까지 도쿄 주변 호텔 건설 러시로 어느 정도 숨통은 트일 전망이지만 치솟는 숙박 요금에 일반인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도쿄도 내 숙박 시설 가격은 올림픽 티켓 1차 추첨 판매 신청이 시작된 5월부터 오르기 시작했다. 미나토(港)구의 한 호텔은 통상 1박에 2만엔인 방이 4만엔으로 판매되고 있고, 신주쿠(新宿)구의 캡슐 호텔은 평소보다 4배, 주오(中央)구의 료칸(旅館)은 평소보다 2배의 가격으로 판매 중이다. 이처럼 인상된 가격에도 예약이 완료되거나 절반 이상이 예약된 곳이 적지 않다.

예약이 어려운 곳은 도쿄 도심뿐만이 아니다. 축구와 농구 경기가 열리는 사이타마(埼玉)현의 호텔 메트로폴리탄 사이타마 신도심은 숙박 예약을 받지 않고 있다. 태권도, 펜싱, 레슬링 경기가 열리는 지바(千葉)시 주변 호텔들도 조직위와의 조정이 끝날 때까지 일반인의 예약은 거의 받지 않고 있다. 이에 농구 경기장인 사이타마 아레나에서 기차로 1시간 이상 걸리는 사이타마현 구마가야(熊谷)시의 호텔에도 예약 문의가 잇따를 정도다.

조직위는 올림픽을 앞두고 각종 경기 단체에서 방문하는 인원을 감안해 도쿄도 내 특급 호텔을 중심으로 300개 이상 숙박 시설의 약 4만6,000실을 확보해 두었다. 그러나 이 중 일부 객실은 9월부터 일반인 예약으로 전환됐다. 각 경기 단체들의 일본 방문 수요를 파악하면서 불필요한 물량을 일반인 예약으로 돌리고 있어서다.

올해 7월 3일 언론에 공개된 도쿄올림픽 주경기장. 도쿄=AP 연합뉴스

다만 올림픽 이전 도쿄 주변엔 내년까지 150여 곳의 호텔이 새로 문을 열면서 2만개 이상의 객실이 늘어날 전망이다. 또 숙박 시설 부족에 대비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팔을 걷고 나섰다. 도쿄 인근 가나가와(神奈川)현 가와사키(川崎)시는 항구에 정박한 대형 여객선을 활용해 928개 객실(1,870명 수용)을 확보할 예정이다. 지바시는 자택 일부를 민박으로 활용하려는 시민들을 모집하고 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때는 런던의 많은 호텔들이 올림픽 특수를 기대하고 숙박 요금을 인상했다. 그러나 개막 직전 예약 취소가 잇따르면서 숙박 요금이 급락한 전례가 있다. 미즈노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영국의 2012년 7~9월 외국인 숙박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4% 감소했다. 일반 관광객들이 올림픽에 따른 혼잡을 피해 영국을 찾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도쿄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한다면 현재의 우려만큼 숙박시설 부족 현상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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