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다시 촛불 예고 
지난 8월 26일 오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입시 비리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서울 안암동 고려대 인재발굴처 입구가 굳게 닫혀있다. 박형기 인턴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모(28)씨의 ‘부정입학 의혹’으로 학생들이 촛불을 들었던 고려대가 또 시끄럽다. 대학은 “검찰 수사 결과를 보겠다”는 입장이었는데,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공소장에 관련 내용이 빠지면서 상황이 꼬였다. 일부 학생들은 다시 조씨 입학 취소 집회 준비에 들어갔고, 시민단체는 정진택 고려대 총장 고발을 예고했다.

17일 고려대에 따르면 재학생 A씨는 지난 15일 안암캠퍼스 정경대 후문 게시판 등에 대자보를 붙여 “고려대의 원칙이 살아있는 권력을 뒤에 업은 엘리트 집안 출신에게만 다르게 적용된다는 사실에 분노한다”며 조씨 입학 취소 집회를 제안했다.

이후 집회 집행부와 자원봉사자 모집을 시작한 A씨는 이날 오후 고려대 인터넷 커뮤니티 ‘고파스’에 글을 올려 “오는 22일 오후 7시 중앙광장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공지했다

‘조국 사태’의 불똥이 되살아난 것은 정 교수 공소장과 관련이 깊다. 지난 8월 조 전 장관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조씨의 고교ㆍ대학 시절 논문과 인턴 활동 서류 등이 조작됐다는 의혹이 쏟아졌다. 특히 고려대 학생들은 조씨가 단국대 의대 1저자 논문을 입시 때 제출했기 때문에 입학을 취소해야 한다며 네 차례에 걸쳐 집회를 열었다. 대한병리학회가 문제의 논문을 9월 직권 취소하자 학교 측은 ‘검찰 수사를 기다린 뒤 판단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이런 상황에서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검찰의 공소장에서 조씨의 고대 입학 관련 내용이 빠지자 ‘조씨 입학을 취소할 근거가 없어졌다’ ‘사실상 입학 취소를 하지 않을 방침’ 등의 학내 여론이 확산됐다. 고파스에는 “민족고대가 아니라 ‘조국고대’로 이름을 바꿔라”를 비롯해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졸업생들 사이에선 “학교발전기금 납부 거부운동을 벌이자”는 의견이 제기됐다.

학내 여론이 심상치 않자 정 총장은 지난 15일 오후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게시하고 진화에 나섰다. 정 총장은 “자체 조사 결과 (조씨가 지원한) 2010학년도 입시 관련 자료는 사무관리규정에 의해 모두 폐기, 제출 여부 확인이 불가했고 수 차례의 검찰 압수수색에서도 2010학년도 입시 관련 제출 자료는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정 총장은 “입시 자료에 중대한 하자가 발견되면 정해진 절차를 거쳐 입학취소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고 강조했지만 ‘비난의 화살’은 정 총장을 향하는 분위기다. 학생들의 반발에 이어 시민단체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도 “18일 서울중앙지검에 업무방해 등 혐의로 정 총장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학생들은 올해 초 불거졌던 논문 중복게재 의혹 등 총장 개인사까지 끄집어냈다. 의혹을 다룬 당시 기사를 고파스에 캡처해 올리며 정 총장을 조 전 장관에 빗대기도 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총장 관련 의혹은 이미 진상조사를 거쳐 무혐의로 결론이 났고, 교수들도 조사결과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반박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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