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이동통신사와 케이블TV 사업자간 인수합병(M&A)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SK브로드밴드ㆍ티브로드 합병과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가 최종 관문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심사만을 남겨두고 있다. 1차 관문인 공정거래위원회 심사는 큰 제동 없이 통과했지만 ‘본선’인 과기정통부 심사에선 CJ헬로의 알뜰폰 사업이 거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심사 결과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건에 대한 논의를 위해 외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를 꾸리고, 이르면 18일부터 본격적인 심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과기정통부의 알뜰폰 정책과 LG유플러스의 CJ헬로 알뜰폰 사업 인수가 상충되는 부분이 있는지 여부 등 인수에 따른 알뜰폰 시장에 대한 영향 등을 검증하는 게 위원회의 주된 논의 내용이다.

앞서 지난 8일 공정위는 CJ헬로 알뜰폰 사업에 대해 별도의 조치를 내리지 않았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 알뜰폰 가입자를 품더라도 점유율이 1.2%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쳐 경쟁제한 우려가 크지 않다는 이유였다. 전체 통신 가입자 6,800만명 중 1,400만명에 육박하는 가입자를 확보한 LG유플러스에 비해 100만명도 안 되는 CJ헬로 가입자는 점유율 증가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판단에 따라 내린 결론이었다.

그러나 과기정통부의 입장은 다르다. 공정위와 달리 알뜰폰 시장에 대한 여파를 더 신중하게 따져봐야 하기 때문이다.

[저작권 한국일보] 알뜰폰 시장 현황. 박구원기자

과기정통부는 지금까지 통신비 인하 정책의 일환으로 알뜰폰 사업자들의 전파사용료를 면제해 주고 이통사 주력 요금제를 알뜰폰도 출시할 수 있도록 열어주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통 3사와 이 같은 협상을 추진할 때 알뜰폰 대표 역할을 도맡아 왔던 것도 공교롭게 이번에 인수 대상인 CJ헬로였다.

실제 44개 사업자가 경쟁 중인 알뜰폰 시장에서 CJ헬로는 작년 말까지 꾸준히 점유율 1위(9.8%) 사업자였다. 최근 9.4%(6월 말 기준)까지 떨어지며 아이즈비전에 1위를 내주긴 했지만, 이통 3사의 알뜰폰 자회사 등을 제외한 독립 사업자들의 평균 가입자 15만2,000명과 비교하면 CJ헬로(76만2,000명) 존재감을 무시할 수 없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CJ헬로는 CJ그룹 자금력을 바탕으로 사실상 유일하게 이통사 견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었던 사업자”라며 “영세업자들은 비용이 적게 드는 선불 요금제 등을 중심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는데, CJ헬로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등을 선제적으로 내놓았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의 고민은 CJ헬로가 조건 없이 LG유플러스에 인수될 경우 알뜰폰 시장 전체가 완전히 새롭게 재편된다는 점이다. LG유플러스 계열(미디어로그+CJ헬로) 점유율이 15.2%까지 치솟으면서 KT 계열(12.6%), SK텔레콤 계열(8.6%)을 누르고 단숨에 1위 자리를 차지하는 건 물론이고, 이통 3사 계열 전체 점유율이 기존 27%에서 36.4%까지 높아지는 것에 대한 부담이다. 무엇보다 과기정통부가 정책적으로 키워준 알뜰폰 독립 사업자들의 입지가 좁아진다는 걸 신경 쓰지 않을 수가 없다는 게 업계의 얘기다. 실제 3년 전 SK텔레콤이 CJ헬로 인수합병을 시도할 때도 과기정통부(당시 미래창조과학부)는 알뜰폰 분리매각이나 별도 조건 부과를 검토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물론 과기정통부가 공정위와 전혀 다른 결론을 내리기엔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하지만 이번 과기부 결정이 결국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 방향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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