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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도 놀란 임종석 불출마… 靑출신ㆍ86그룹 용퇴 확산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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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도 놀란 임종석 불출마… 靑출신ㆍ86그룹 용퇴 확산 촉각

입력
2019.11.18 04:40
수정
2019.11.18 08:1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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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차기 대선주자 평가 등 거물급 깜짝 정계 은퇴에 뒤숭숭 

17일 “제도권 정치를 떠나겠다”고 선언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글이 정치권을 흔들었다. 사진은 임 전 실장이 지난 1월 8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17일 “제도권 정치를 떠나겠다”고 선언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글이 정치권을 흔들었다. 사진은 임 전 실장이 지난 1월 8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당혹스럽다.”

문재인 정부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이자 더불어민주당 내 86그룹의 대표 격인 임종석 전 실장이 17일 내년 총선 불출마를 전격적으로 선언하면서, 여당인 민주당은 종일 뒤숭숭했다.

임 전 실장의 불출마 선언은 당과 교감 없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당내 86그룹에서조차 “미리 알지 못했다”, “언뜻 의사를 내비치기에 만류했는데 결국 그리 됐다”는 반응이 나왔다. 당의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전혀 알지 못했다”며 “왜 그런 선택에 이르렀는지 잘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아쉬워했다. 다른 여권 인사는 “(임 전 실장이) 계속 고민을 하고, 얼마 전에도 불출마 얘기를 하기에 시간이 있으니까 조금 더 지켜보자고 만류했었다”며 “사실상 정계 은퇴까지 시사한 것을 보면 당의 쇄신 등을 요구하는 차원보단 말 그대로 초심으로 돌아가 남북관계 증진과 통일에 기여하겠다는 개인적 의지가 큰 것 같다”고 했다.

임 전 실장의 불출마로 민주당은 내년 총선 전략 공천의 선택지가 좁아지게 됐다. ‘정치 1번지’ 서울 종로 등의 출마가 점쳐졌던 임 전 실장은 다각도로 활용할 수 있는 당의 ‘자산’으로 분류된다. 당내 사정에 따라 종로 공천이 여의치 않으면 서울 중구 등 여타 지역구를 택하더라도 승산이 상당했고, 최근 남북관계가 얼어붙으면서는 정무적 감각을 갖춘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임 전 실장의 내각 내 역할론도 제기됐다. 특히 차기 총선을 계기로 당에 안착한 뒤 차기 내지 차차기 대선주자로 대권에 도전하는 커리어 플랜 역시 기정 사실로 여겨져 왔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당에서 상당히 비중 있는 역할을 할 분”이라며 “(당이) 만류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다른 운동권 출신 86그룹 역시 거센 ‘선택의 요구’에 직면할 가능성이 커졌다. 마침 총선을 앞두고 임 전 실장이 속한 운동권 출신 86그룹에 대한 쇄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임 전 실장과 함께 86그룹의 선두 격인 이인영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86세대 용퇴와 관련된 질문 세례를 받았다. 이 원내대표는 “(임 전 실장이) 학생운동을 할 때도 홍길동처럼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더니… 저도 이 자리에 와서 처음 보고 받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개개인의 판단 문제로만 보지 말고, 우리 정치를 어떻게 희망이 있는 모습으로 디자인 할 것인지 이야기를 했으면 한다”고 논란을 피해 갔다. 이 원내대표는 같은 날 불출마를 선언한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해서도 “다른 역할을 할 수 있는 분인데, 인적 쇄신의 문제로만 (현상이) 나타나야 하는 것이냐”며 담론이 ‘인물 교체론’으로 흐르는 데 의문을 표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 중 가장 상징성이 큰 임 전 실장의 불출마가 40여명에 달하는 청와대 출신 총선 출마자에게 경고 메시지가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여당에서는 청와대 출신 총선 출마자가 지나치게 많아 공천 분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다만 임 전 실장은 전형적인 ‘청와대 출신 친문(친문재인)’ 인사와는 성격이 달라 청와대 출마자들의 행보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와 함께 민주당 중진인 백재현(경기 광명갑ㆍ3선) 의원도 주변에 불출마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백 전 의원이 수도권 중진이라는 점에서 실제 불출마로 이어질 경우 세대교체 바람이 커질 전망이다.

임 전 실장과 백 의원의 용퇴가 ‘연쇄 불출마’의 도미노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이길 후보를 내야 한다’는 정서가 당의 주류를 이루는 데다, 특히 86그룹 일각에서는 개헌 등 남은 정치적 임무가 적지 않다는 공감대가 있기 때문이다. 운동권 출신의 한 여당 의원은 “임무나 역할의 쇄신에 대한 검토 없이 단지 사람을 교체하는 것만으로 정치개혁이 이뤄질 리는 만무하다”며 “쇄신 요구가 거듭되면 남은 시간과 남겨진 숙제에 대한 (86그룹 내) 공론화 작업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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