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대선 결과가 확정된 17일 승리를 공식 확인한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 당선자가 수도 콜롬보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콜롬보=AP 연합뉴스

스리랑카 대선에서 과거 ‘철권통치’로 비난 받았던 마힌다 라자팍사 전 대통령의 동생인 고타바야 라자팍사(70) 전 국방부 차관이 당선됐다.

스리랑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7일(현지시간) 고타바야 전 차관이 52.3% 득표율로 42%를 얻은 사지트 프레마다사(52) 주택건설ㆍ문화부 장관을 앞섰다는 대선 개표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고타바야 측은 개표 초반 일찌감치 대선 승리를 선언했고 프레마다사 측도 고타바야의 득표율이 50%를 넘어서자 대선 패배를 인정했다. 고타바야는 18일에 취임한다.

고타바야는 형 마힌다 라자팍사(74)가 대통령을 지낸 2005년부터 10년 간 형과 함께 철권통치를 주도한 인물로 평가 받는다. 고타바야는 2010년까지 5년 간 국방장관을 지내면서, 수십 년간 지속된 스리랑카 정부군과 타밀족 반군 간 내전을 2009년에 종식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내전 종식 과정에서 정부군이 4만5,000여명의 타밀족 민간인을 학살했다는 의혹 등 여러 인권 탄압 사건에 연루됐다. 미국 시민권자였던 고타바야는 최근에는 국적 논란에도 휘말렸다.

하지만 그는 올해 부활절 테러 이후 강력한 지도자를 원하는 민심을 등에 업고 이번 대선에 출마했다. 스리랑카에서는 부활절인 지난 4월 21일 콜롬보 시내 성당과 호텔 등 전국 곳곳에서 연쇄적으로 폭탄이 터져 26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스리랑카 정부는 현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을 용의자로 지목했고,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인구의 다수인 싱할라족 불교도가 이슬람 소수집단을 공격하는 일도 발생했다.

투표율이 84%에 육박한 이번 대선에서 고바타야는 싱할라족 지역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았고 프레마다사 후보는 농촌 빈곤 지역 및 타밀족과 무슬림들로부터 많은 표를 얻었다.

그래서 종족 및 종교 간 대립으로 국가 통합이 도전 받으리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슬람 사회와 타밀족 등에서는 고타바야가 정권을 잡을 경우 소수 집단에 대한 불법 탄압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고타바야는 아울러 형 마힌다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ㆍ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임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대통령과 달리 친중국 노선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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