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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일 뿐”… 영남권ㆍ중진은 김세연發 쇄신론에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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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일 뿐”… 영남권ㆍ중진은 김세연發 쇄신론에 반발

입력
2019.11.19 04:4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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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당 ‘인적 쇄신’ 후폭풍… “김세연, 여의도硏은 왜 계속하나” 경질 요구 

여의도연구원장인 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이 18일 국회에서 당 미디어특위와 여의도연구원 주최로 열린 '문재인 정부 전반기 미디어정책평가 토론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의도연구원장인 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이 18일 국회에서 당 미디어특위와 여의도연구원 주최로 열린 '문재인 정부 전반기 미디어정책평가 토론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 지역구의 3선 김세연 의원이 촉발시킨 ‘자유한국당 쇄신론’에 직격탄을 맞은 중진 의원들은 18일 “당을 해체하고 다같이 물러나자”는 촉구에 반발하거나 애써 외면하는 모습이었다. 일부는 ‘내부 총질’ 혹은 ‘큰 정치를 하기 위한 전략적 일보 후퇴’로 폄하했고, ‘비현실적 제안’이라며 평가절하하기도 했다. 일부 중진들은 “가슴 아픈 지적에 공감한다”면서도 정작 본인의 용퇴 여부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도 총선 결과로 평가 받겠다면서 용퇴 요구에 선을 그었다. 자신을 희생하며 던진 3선 중진 의원의 고언조차도 메아리 없는 외침으로 사그라질 위기에 처하자 한국당이 쇄신을 외면하다 결국 자멸의 길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당 안팎에서 나온다.

반발은 한국당 ‘텃밭’을 지역구로 둔 다선 의원을 중심으로 나왔다. 영남권 4선 의원은 “한국당을 좀비당, 민폐당에 비유할 거면 (김세연 의원은) 왜 바른정당에서 복당을 하고 중요 직책인 여의도연구원장직까지 맡았느냐”며 “정치는 바른 말만 하는 공자가 하는 게 아니다. 황교안 대표가 빨리 (원장직을) 경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남권 재선 의원은 “지역 3, 4선 중진들 사이에선 ‘김 의원이 당을 풍비박산 시켜놓고 혼자만 스타가 됐다’고 불만”이라며 “김 의원에게 장단을 맞추기 싫어서라도 당장 불출마 선언을 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영남권의 이 같은 비토 정서를 두고선 당내 기득권 세력의 쇄신 요구 깔아 뭉개기가 또다시 재연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충청권 중진 의원도 “여의도연구원장을 하는 등 주요 당직을 맡으면서 같이 먹던 우물에 침을 뱉은 격”이라고 의미를 깎아 내렸다. 그는 “12월에 패스트트랙 법안 부의 등 중요한 이슈가 있는데 당장 불출마를 선언하는 건 이르다”며 “김 의원 이슈도 오래 가지 못할 분위기”라고 전망했다.

일부 중진은 김 의원의 선언에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불출마 촉구에는 침묵했다. 수도권 중진 의원은 “당이 잘 되기 위한 충정으로 한 것이라고 받아들여야 되지 않겠느냐”면서도 불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입을 닫았다. 4선 의원을 지낸 홍준표 전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김 의원의 한국당에 대한 질타는 틀린 말이 하나도 없다. 좀비 정치라는 말은 참으로 가슴 아픈 지적”이라면서도 “마지막 충정으로 초심으로 돌아가 평당원의 신분으로 마지막 정치를 재개하려 한다”며 출마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수도권 출마 요구를 받고 있는 홍 전 대표는 한국당 우세지역으로 분류되는 경남 밀양ㆍ의령ㆍ함안ㆍ창녕 출마를 원하고 있다.

당 내부에서 촉발된 쇄신의 기회를 구성원 스스로가 걷어차는 모양새가 되면서 2016년 ‘새누리당(한국당 전신) 전국위원회 무산 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4ㆍ13 총선 참패 이후 당 수습과 쇄신을 진두지휘할 비박계 중심의 비상대책위원회와 혁신위원회 구성 안건을 의결할 전국위원회가 친박계 반발로 불발된 사건이었다. ‘새누리당이 자폭했다’고 평가를 받는 이 사태로 당은 쇄신의 적기를 놓쳤고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를 맞으면서 당 간판을 내려야 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개혁은 극단적이고 비현실적일 수밖에 없다. 김 의원 진단이 정확한데도 한국당에서 반발이 나오는 것은 사실을 부정하고 싶기 때문”이라며 “쇄신의 동력은 김 의원의 선언처럼 강력한 충격에서 오는 것인데 그것을 받아들일지 여부는 결국 황교안 대표의 몫”이라고 말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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