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미국 필라델피아주에서 열린 미국프로풋볼리그(NFL) 뉴잉글랜드 패트리어트와 필라델피아 이글스의 경기 도중 선수들이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 4대 인기 스포츠에 해당하는 미국프로풋볼(NFL)과 미국프로야구(MLBㆍ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사모펀드와 손을 잡았다. 수익 사업을 보다 체계화하는 것은 물론, 본격적인 투자 활동에도 나서기 위해서다. 물론 프로선수들이 조직 차원에서 이익 창출을 추구한 건 기존의 비디오 게임, 트레이드 카드 부문 등에서도 있어 왔지만, 이 같은 움직임은 전례가 없던 것이어서 주목된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간) NFLㆍMLB의 두 선수협회가 사모펀드인 레드버드 캐피털 파트너스(이하 레드버드)와 함께 ‘원팀 파트너스 유한책임회사’(이하 원팀)라는 이름의 신설 법인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선수들의 초상권을 관리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이들 선수협회는 원팀의 지분 약 60%를 소유하기로 했다. 초기 투자 비용으로 1억2,500만달러(한화 1,456억여원)를 낸 레드버드가 나머지 40%를 가질 예정이다.

WSJ에 따르면 현재 NFL 선수협회와 MLB 선수협회는 비디오게임 제작사인 일렉트로닉 아츠와 소니, 트레이드 카드 제조업체인 파니니 아메리카 등을 비롯한 기업들과의 라이선스 거래를 통해 연 1억2,000만달러(1,398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는 NFL과 MLB 선수들에게 각각 분배되고, 또 다른 일부는 선수노조 운영비로 건네지는 게 관례였다.

그러나 앞으로는 수익금을 레드버드 측에 위임해 구단 명칭과 이미지 등과 관련한 라이선스 기회를 확대하는 프로젝트에 투자할 계획이다. 예컨대 선수의 초상권을 행사하려는 스포츠와 미디어, 소비자 관련 창업 등에 투자할 벤처캐피털 펀드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원팀을 통해서 새로운 사업 모델에 자본을 투자, 수익 극대화를 추구하겠다는 얘기다. 원팀은 아울러 미국프로농구(NBA), 미국 북미아이스하키(NHL)의 선수협회와도 각각 협상을 벌이는 중이다.

WSJ는 이번 합의에 대해 “선수노조가 스포츠 전반에 걸쳐 힘을 모은 최초의 사례”라며 “점점 더 광범위해지고 있는 프로스포츠 환경에서 중요한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선수들 스스로 자신들의 집단적 마케팅 능력을 ‘더 잘 파악하고 더 잘 활용할’ 새로운 수단을 모색하는 움직임이라는 이유에서다.

나아가 원팀은 최근 스포츠계의 잠재적 현금 창출원인 대학 운동선수들을 통해서도 수익 모델을 만들려 하고 있다. 앞서 캘리포니아주의 개정 학교법은 선수들이 이름과 이미지 등으로 이익을 낼 수 있도록 하는 길을 터 준 바 있다. NFL 선수협회는 “더 많은 주들이 비슷한 법안을 검토 중”이라며 “대학 선수들을 위한 라이선스 취득 기회를 모색하고자 대학선수협회와 합의를 맺기도 했다”고 밝혔다.

레드버드에 대해 WSJ는 “일반적인 사모펀드와는 차별화된 특성을 지녔다”고 소개했다. 사모펀드의 기본적 투자 전략인 인수합병(M&A)과는 달리, 새로운 회사를 만드는 경우가 많다는 게 이 신문의 설명이다. 대부분의 투자자도 장기 투자를 선호하는 상류층과 기업가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골드만삭스그룹 파트너를 지낸 뒤 레드버드를 설립한 게리 카디널은 “선수들이 (투자 논의를 위한) 테이블에 직접 앉도록 하는 건 정말 흥미롭고 신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영훈 기자 hu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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