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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네이버에서 주목해야 할 세 가지

입력
2019.11.20 04:4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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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만든 일본 메신저 서비스 자회사인 라인과 일본 소프트뱅크의 야후저팬의 통합이 여러모로 관심을 끌고 있다. 서로 다른 영역의 플랫폼이 하나로 합쳐져 다양한 연쇄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가 수 차례 만났다는 후문이다.

현재는 일본 내에서의 통합 효과를 많이 이야기하지만 우리 입장에서 주목해 봐야 할 것은 네이버다. 라인과 야후저팬의 통합은 네이버에게도 분명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처럼 이번 통합을 네이버가 라인의 신사업 투자로 발생한 적자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했다고 폄하하는 시각도 있지만 그보다 네이버가 거둘 반사 이익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이 시점에 네이버에서 주목해 봐야 할 것은 크게 세 가지, 네이버 페이와 클라우드 서비스 그리고 콘텐츠 서비스다. 이번 통합을 통해 네이버에 힘이 실릴 분야로 숱하게 거론된 인공지능(AI)은 기반 기술이다. 정작 이를 활용해 돈을 버는 것은 위에 언급한 세 가지 서비스 영역에 달렸다.

네이버가 국내에서 결제 수단으로 개발한 네이버 페이는 이번 라인과 야후저팬의 통합으로 서비스 영역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라인은 라인 페이라는 자체 결제수단이 있고 야후저팬도 소프트뱅크가 만든 페이페이라는 결제 수단이 있다. 여기에 네이버 페이를 얹는다면 통합 회사로서는 더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게 된다. 전자상거래에서 통용 가능한 결제 수단은 많을수록 좋다.

네이버 입장에서는 국내용인 네이버 페이의 서비스 영역을 일본과 동남아에서 인기 있는 라인을 타고 해외로 넓힐 수 있다. 해외에서 차량호출 서비스인 그랩을 이용하거나 야후 계열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매할 때 네이버 페이로 결제할 수 있다면 시장은 급격히 확대될 것이다.

더불어 결제 플랫폼으로서 네이버 페이의 영향력도 커질 것이다. 지금도 네이버 페이는 국내 신용카드나 은행 계좌를 등록해 놓고 편하게 결제할 수 있다. 네이버 페이의 서비스 영역이 증가하면 당연히 국내외 카드사 등과의 제휴가 늘어날 것이다.

네이버의 클라우드 서비스도 해외에서 사업 기회를 확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야후가 딱히 이렇다 할 클라우드 서비스를 갖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이번 합병은 네이버나 야후에게 거대 데이터의 효과적 활용이라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네이버가 제공하는 웹툰 등의 콘텐츠 서비스도 라인을 타고 더 많은 사업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우리는 카카오 메신저가 탭을 활용해 플랫폼의 영향력을 넓히는 것을 봤다. 이 같은 한국 서비스 업체들의 사례는 이번 통합에 좋은 교과서가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 세 가지 부문의 활용이 냉정하게 얘기해 내수용인 네이버 검색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게 해줄 것이라는 점이다. 네이버의 검색 서비스인 초록 창은 국내에서 경쟁 상대가 없을 정도로 절대적 우위에 있다. 하지만 해외로 나가면 달라진다. 현재 상태라면 네이버가 검색 광고에 의존해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리는 것은 조만간 한계에 다다를 것이다.

라인과 야후저팬의 통합은 네이버의 주력 서비스를 내수용에서 글로벌용으로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점에서 이번 통합은 야후보다 네이버에게 더 큰 기회임에 분명하다. 물론 이를 성과로 연결하는 것은 네이버에게 달렸지만 호기를 놓칠 이유가 없다.

그러려면 네이버가 통합이 완료되는 내년 10월까지 주어진 1년의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렸다. 남아 있는 중요한 작업은 지분 정리다. 양 사는 시장에서 최대한 지분을 공개 매수하고 여의치 않을 경우 도쿄 증시의 상장 폐지 계획도 밝혔다. 이는 통합을 쉽게 하기 위한 절차일듯 싶다. 상장 기업의 지분 35%가 시장에서 유통돼야 하는 일본의 지분법 제한 문제도 상장 폐지와 관련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상장 폐지하지만 통합되면 재상장 될 것이다. 이 또한 네이버의 평가를 지금과 다르게 만들 변수가 될 전망이다.

최연진 IT전문기자 wolfpa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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