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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코라시아포럼] “강대국의 자국 중심주의 맞서 아세안 중견국 지혜 모아야”

입력
2019.11.22 18:10
수정
2019.11.22 18:5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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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션Ⅱ ‘한ㆍ아세안, 우호를 넘어 전략적 동반자로’

한국일보가 주최한 ‘2019 코라시아포럼’이 2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렸다. 세션II ‘한ㆍ아세안, 우호를 넘어 전략적 동반자로’ 패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홍인기 기자
한국일보가 주최한 ‘2019 코라시아포럼’이 2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렸다. 세션II ‘한ㆍ아세안, 우호를 넘어 전략적 동반자로’ 패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홍인기 기자

2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국일보 주최 ‘2019 코라시아포럼’의 두 번째 세션 ‘한ㆍ아세안, 우호를 넘어 전략적 동반자로’는 1989년 이래 30주년을 맞이한 한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의 관계가 경제를 넘어 외교ㆍ안보 협력 관계로 발전하기 위한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패널로 참석한 동남아 외교 전문가들은 신남방정책이 표방하는 ‘사람 공동체’와 ‘평화 공동체’를 이룩하기 위해 인적 교류를 더욱 늘리고 외교ㆍ안보 분야에서도 공동의 의제를 중심으로 협력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림체친 아세안 연계성본부 본부장, 사이먼 테이 싱가포르 국제문제연구소 회장, 주한 베트남 대사를 지낸 팜 띠엔 번 한-베트남 친선협회 부회장, 토론에 앞서 주제발표를 맡았던 임성남 아세안 주재 대한민국 대표부 대사가 토론자로 참석했고 동남아 정치 전문가인 신윤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사회를 맡았다.

신 교수=지난 30년간 한-아세안 관계가 급속도로 발전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번 부회장=한국과 아세안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중견국으로서 협력의 여지가 많고, 서로 위협이 되는 부분도 없었다. 무엇보다 양측이 협력을 통해 서로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는 점에 공감해 관계를 발전시켜 왔다.

림 본부장=지난 10년간 아세안이 강조한 ‘연계성’은 단순히 공동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을 넘어 공통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것이었다. 한국의 신남방정책도 아세안의 연계성 종합 계획처럼 ‘인적 교류’를 강조하고 있다. 한국과 아세안 사이에 진행되는 직업기술교육훈련(TVET) 협력 프로그램이 대표적인 예다.

테이 회장=아직 한국과 아세안은 충분히 가깝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한국과 아세안은 공통으로 미ㆍ중 무역갈등과 국제 규범이 무너지는 상황의 영향을 받고 있다. 한국과 아세안은 중견국으로서 여기에 공동 대응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한국과 아세안은 서로를 주변의 주요 열강에 비해 덜 중요시한다. 서로를 2순위 정도로 보고 있다. 양자간 관계를 격상할 수 있다는 야심이 필요하다. 우리의 관계가 좋은(good) 상태로 만족해서는 안 되고 더 위대해질(great)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임 대사=문재인 대통령은 신남방정책을 통해 아세안과의 관계를 4강 외교 수준으로 격상시키자고 말했다. 아세안 역시 대화상대국 중 특별 정상회담을 5년마다, 총 3회에 걸쳐 개최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하지만 한국과 아세안이 중장기적인 목표에 대해서 허심탄회하게, 깊이 있게 대화해야 한다는 점은 공감한다.

신 교수=한-아세안 관계가 경제 교류 위주였다는 지적이 옳다고 보는가. 바람직한 변화 방향은 무엇인가.

번 부회장=경제 중심이었던 한-아세안 관계는 신남방정책을 통해 상생 번영을 넘어 사람 공동체, 평화 공동체를 추구하고 있다. 인적 교류가 잘 돼야 경제, 문화, 정치 교류가 더 잘 된다. 한국 관광객들은 아세안에 방문하기 전에 아세안의 문화, 풍습, 체제 등을 공부하고, 발전상이 뒤떨어진 국가라도 좀 더 겸허하고 존중하는 자세로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 또 아세안에는 한국인 30만명, 한국에는 아세안 회원국 출신 50만명이 머무르고 있다. 이들을 통해서 소통과 존중, 우정 관계를 구축했으면 한다. 정치ㆍ안보 면에서는 아세안 국가들이 한반도 평화 의제에 좀 더 목소리를 내고, 한국도 아세안의 안보 문제에 적극 목소리를 내 주면 좋겠다.

림 본부장=‘한-아세안 30년을 건너뛰어 미래를 보자’는 제안이 매우 맘에 든다. 한국의 신남방정책의 세 가지 목표는 아세안의 목표와 조응한다. 어느 하나가 덜 중요하지 않다. 경제 협력이 강화되면 평화와 사람 교류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테이 회장=경제부터 생각하고 다른 것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 교류에서 인적 교류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아세안을 방문하는 한국 관광객이 많지만, 양적인 수준에 그치지 않고 실질직인 접촉으로 이어지려면 좀 더 깊은 만남이 있어야겠다. 또 상호 협력 정책이 일관적으로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5년마다 회담을 여는 것도 좋지만 회담이 이뤄지지 않을 때에도 대화를 지속해야 한다.

신 교수=한국 혹은 남북한이 함께 아세안에 동참할 수 있을까. 한반도 문제에 아세안이 조력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번 부회장=양측의 적대관계가 청산되지 못한 상황이고 아세안은 동남아시아 국가의 모임이니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본다. 하지만 아세안은 두 나라 모두와 긴밀한 협력 관계인 것은 사실이고,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아세안이 도움이 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림체친

아세안 사무국에서 14년 이상 근무하며 동남아 정부간 협력 및 정책 개발을 담당했다. 2016년부터 연계성본부 본부장직을 맡고 있다.

△사이먼 테이 싱가포르 국제문제연구소 회장

싱가포르국립대에서 국제법을 강의하는 아시아 국제관계 전문가다. 싱가포르 의회 내 정부가 임명하는 관위의원과 국가환경청장 등 공직도 지냈다.

△팜 띠엔 번

김일성종합대를 졸업하고 베트남 외교부에서 근무를 시작해 약 40여년간 한반도 관련 업무를 전담했다. 평양과 서울 대사관에서 모두 근무했고 주 한국 베트남대사를 지냈다.

△임성남 주 아세안 대한민국 대표부 대사

대미ㆍ대중 외교와 북핵문제 등을 두루 담당한 전략통 외교관이다.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주영국 대사를 거쳐 외교부 제1차관을 역임했다.

△신윤환

동남아 정치를 30년간 연구한 학계의 대표적인 동남아 연구자다. 한국동남아학회장과 한국동남아연구소 이사장, 서강대 동아연구소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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