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이 연일 류현진(32)의 유력 행선지를 언급하는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다. 기대했던 ‘잭팟’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찬란했던 시즌을 마치고 돌아온 류현진은 밀려오는 방송 섭외와 언론 인터뷰를 일절 고사한 채 잠실구장에 나가 개인 마무리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그리고 류현진의 곁에는 여전히 ‘단짝’ 김용일 트레이닝 코치가 있다.
전담 트레이너로 고용되기 전에도 2016시즌 후부터 류현진의 국내 동계훈련을 도왔던 김 코치는 “작년 겨울도 중요했지만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고 새로 시작하게 될 내년도 (류)현진이에겐 특별한 시즌이기에 긴장을 늦추지 않고 몸 관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류현진은 올 시즌 29경기에 등판해 14승 5패에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2.32)에 오르며 기념비적인 시즌을 보냈다. 시즌 후 발표된 사이영상 투표에서 1위표 한 장을 받는 등 전체 2위에 올랐다. 평균자책점 타이틀과 사이영상 1위표 득표 모두 아시아 선수 최초였다.
류현진은 입버릇처럼 김 코치에 대한 각별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둘의 동행은 결과적으로 성공적이지만, 2013년 빅리그 입성 후 처음으로 전담 트레이너를 고용한 류현진에게도, 안정적인 직장을 박차고 나간 김 코치에게도 당시의 선택은 ‘사활’을 건 도전이었다. 특히 김 코치는 1989년 MBC 청룡 트레이너를 시작으로 30년 동안 입지를 다진 국내 최선참급 베테랑 트레이너다. 자칫 그간의 공적이 퇴색될 우려도 있었지만 류현진의 요청에 김 코치도 흔쾌히 ‘모험’을 택했다. 김 코치는 “현진이를 도울 수 있는 것 자체로도 영광이었지만, 개인적으로도 더 넒은 무대에 가서 배울 수 있는 기회라 생각했다”면서 “현진이 덕분에 상상했던 이상으로 많은 선진야구의 시스템과 트레이닝 기법을 보고 돌아왔다”고 돌아봤다.
빅리거들의 마치 의식을 치르듯 분초를 쪼갠 루틴과 엄청난 훈련량에 혀를 내둘렀다고 했다. 김 코치는 “클레이튼 커쇼는 등판하는 날 트레이닝룸에 마련된 베드의 각도를 매번 정확히 맞춰놓고 사용한다. 그의 집중력과 훈련 과정을 보면 왜 세계 최고 선수인지 고개가 끄덕여진다”고 말했다.
류현진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 측은 열심히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정황상 천문학적인 금액을 거머쥘 것이 유력해 보이지만 더 중요한 건 계약 이후다. 박찬호와 추신수는 아쉽게도 기대에 못 미쳤기에 류현진에게는 향후 활약에 관심이 쏠린다. 김 코치는 “피지컬도, 운동 능력도 외국 선수들에게 뒤지지 않고, 올 시즌 확인했다시피 다양한 테크닉을 갖고 있다. 거기에 유연하면서도 강인한 마인드까지 (류)현진이가 왜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수 있는지 직접 보고 왔기 때문에 어느 팀에 가더라도 잘 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기대했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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