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가 전일대비 32.9포인트 오른 2,170.25를 코스닥이 6.51포인트 오른 643.45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 등 주요국 증시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ㆍ중 1단계 무역합의 서명 소식에 상승 마감했다. 뉴스1

미국과 중국 정부가 1단계 무역협상에 합의했다. 미국이 협상 결렬 시 예고한 대중국 추가 관세 부과일인 15일(현지시간)을 불과 사흘 앞두고 이룬 극적인 합의다.

양국이 발표한 합의 결과를 보면, 미국이 15일 부과 예정이던 중국산 제품 1,600억달러(약 187조5,000억원)에 대한 관세는 부과되지 않는다. 1,110억 달러 규모의 다른 중국 제품에 대해 부과해오던 15%의 관세는 절반인 7.5% 세율로 줄이고, 나머지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부과해오던 25%의 관세는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등을 수입하기 했다.

하지만 ‘1단계’ 합의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이번 합의는 내년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까지 유지될 ‘휴전’일 뿐이다. 미국 언론은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 약속을 3개월마다 평가해, 합의를 철회할 수 있는 ‘스냅백 조항’이 들어 있다고 보도했다. 게다가 최종 합의는 3단계로 나눠 진행될 예정이어서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런 제한적인 합의에도 전 세계 주요 증시가 급등하는 등 세계 경제는 미ㆍ중 합의를 반겼다. 기업들의 투자 심리를 억누르던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미ㆍ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한 지난 21개월 동안 특히 우리 경제는 큰 피해를 당했다. 최근 한 금융 연구소 발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세계 주요 교역국 가운데 수출 감소율이 가장 높은 국가가 한국이었다. 우리 수출의 중국 의존도가 유난히 높은 것이 그 이유다. 그런 만큼 합의를 계기로 중국 경제가 되살아난다면 가장 큰 반사이익을 얻는 나라도 한국일 가능성이 높다. 합의 직후 한국 국채에 대한 부도 위험 지표가 최저점을 경신한 것도 이런 기대감의 반영으로 보인다.

그렇다 해도 이미 많은 분야에서 중국 제품 경쟁력이 한국산과 대등하거나 앞섰기 때문에 과거처럼 양을 우선한 접근을 반복한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기술 우위를 유지하고 있는 분야와 고부가가치 상품 위주 접근과 경쟁력 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정교한 산업정책이 요구된다. 경쟁력을 잃은 부분에 대한 구조조정도 시급하다. 미ㆍ중 무역 합의로 모처럼 조성된 경제 장기 침체 탈출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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