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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리더스] 오뚜기 “자선 넘어 기회를” 장애인에 선물세트 조립 일자리 제공

입력
2019.12.23 14:04
수정
2019.12.23 16:06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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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윌스토어 대전점에서 장애인 직원들이 오뚜기가 위탁한 선물세트 조립작업을 하고 있는 가운데 오뚜기 임직원들이 일손을 돕고 있다. 오뚜기 제공
굿윌스토어 대전점에서 장애인 직원들이 오뚜기가 위탁한 선물세트 조립작업을 하고 있는 가운데 오뚜기 임직원들이 일손을 돕고 있다. 오뚜기 제공

“물류비용까지 부담하면서 저희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주시니 감사한 일입니다. 더 많은 직원들이 채용돼서 함께 일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굿윌스토어' 송파점에서 근무하는 임혜숙씨는 일명 ‘그린 사원(장애인 직원)’이다. 그는 오뚜기 선물상품 임가공 작업장에서 7년여간 근무한 근속 사원이기도 하다. 굿윌스토어는 기업과 개인에게 생활용품이나 의류 등의 물품을 기증받은 후 장애인들이 잘 손질해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곳이다.

그가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건 오뚜기와의 인연 때문이다. 장애인 학교와 장애인 재활센터를 운영하는 밀알재단의 굿윌스토어는 2012년부터 오뚜기와 따뜻한 정을 나누고 있다. 오뚜기는 굿윌스토어에 오뚜기 선물세트 조립작업을 위탁하며 장애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더불어 굿윌스토어 매장에 오뚜기 제품을 기증하는 것은 물론 오뚜기 임직원들이 모은 물품을 나누는 캠페인과 이곳에서 장애인들의 일손을 돕는 자원봉사활동 등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선물세트 임가공은 단순히 후원금을 기부해 금전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들이 스스로 일하고 그에 대한 대가를 받아서 자립을 돕는다는 점에서 새로운 사회공헌활동의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장애인 직원 가족들에게도 희망을 주고 있다. 선물세트 작업장에서 근무하는 박성연씨의 어머니 이경애씨는 “초기에는 근로자들이 다양한 상품박스를 접어 물건을 담는 것조차 적응하기 힘들어했다”며 “그러나 지금은 직업재활적으로도 변화가 있고, 각자 노하우도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함께 흐름을 맞춰가며 협동심이 생기고, 동시에 즐겁게 일하는 게 가장 큰 변화”라고 덧붙였다.

또한 오뚜기 임직원은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에 굿윌스토어 송파점과 도봉점에서 자원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매월 25명이 참여한다. 장애인 직원들과 함께 임가공 작업이나 중고품 수선, 굿윌스토어 진열∙판매 및 점심배식 등을 돕고 있다.

굿윌스토어 대전점의 장애인 직원들이 충북 음성군에 있는 오뚜기 대풍공장을 견학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뚜기 제공
굿윌스토어 대전점의 장애인 직원들이 충북 음성군에 있는 오뚜기 대풍공장을 견학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뚜기 제공

지난 7년간 두 곳은 끈끈한 협력관계를 지속해왔다. 2012년 9월부터 올 10월까지 오뚜기가 굿윌스토어에 위탁한 임가공 선물세트는 총 500만세트가 넘고, 기증한 물품은 24억원에 달한다. 15회에 걸쳐 진행한 사내 물품 나눔 캠페인을 통해 기증한 물건도 11만점이 넘었다. 또한 2,100여명의 오뚜기 임직원들은 이곳에서 총 1만2,000시간에 달하는 봉사활동을 이어왔다.

이들과 함께 뜻 깊은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오뚜기는 2013년 7월부터 매년 넥센프로야구단 홈구장에서 진행되는 경기에 굿윌스토어 장애인을 초청하고 있다. 장애인들은 경기를 관람하는 것은 물론, 직접 마운드에 올라 경기의 시구와 시타자로 나서기도 했다. 또한 매년 충북 음성군에 있는 오뚜기 대풍공장에 이들을 초청해 공장견학과 신제품 요리시연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토록 하고 있다.

오뚜기는 2013년 11월부터 시각장애 음악인으로 구성된 세계 유일의 실내 관현악단 ‘하트시각장애인 체임버 오케스트라’ 초청 연주회를 주최하고 있다. 연주회는 주로 경기 안양공장과 충북 대풍공장, 서울 오뚜기센터 등에서 진행하는데, 오뚜기는 임직원 및 굿윌스토어 장애인, 한국심장재단 임직원들을 초청해 감동 어린 무대를 선사하고 있다.

오뚜기 측은 “장애인들이 자신이 맡은 일은 틀림없이 완수하는 것을 보고 진정으로 필요한 건 일자리라는 것과 장애인의 업무능력이 기대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단순히 물품이나 금전적 지원보다는 자립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장애인들과 함께 기쁨과 즐거움을 나누는 행사를 지속적으로 가져 한 차원 높은 사회공헌활동을 펼쳐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오뚜기는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후원사업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 10월 오뚜기센터에서 심장병 수술을 받아 완치된 어린이와 가족을 비롯해 가교역할을 한 한국심장재단, 오뚜기 및 관계사 임직원 200여명과 함께 ‘오뚜기의 사랑으로, 새 생명 5,000명 탄생’ 기념행사를 가졌다.

이날 오뚜기는 5,000번째 완치 어린이에게 오뚜기 모형의 8돈 순금메달인 기념품을 전달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특히 오뚜기의 퇴직 임원들이 심장병 어린이를 위한 후원금 500만원을 한국심장재단에 전달하며 감동을 선사했다.

지난 10월 서울 강남구 오뚜기센터에서 열린 오뚜기의 후원사업인 ‘오뚜기의 사랑으로 새 생명 5,000명 탄생’ 기념행사에 참석한 아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뚜기 제공
지난 10월 서울 강남구 오뚜기센터에서 열린 오뚜기의 후원사업인 ‘오뚜기의 사랑으로 새 생명 5,000명 탄생’ 기념행사에 참석한 아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뚜기 제공

오뚜기는 1992년부터 20여년 동안 경제적인 이유로 수술을 받지 못한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수술비 후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5명 후원을 시작으로 현재는 매월 23명의 환자에게 새 생명을 찾아주고 있다. 더불어 2016년 9월에는 인류의 건강 지킴에 보탬이 되고자, 삼성서울병원에 매년 1억원씩 5년에 걸쳐 총 5억원의 연구기금을 지원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이 연구기금은 소화기 영양질환 연구에 사용될 예정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앞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기업의 사회적 기여에 더 관심을 가지고 소비자에게 신뢰와 존경을 받는 기업으로 남을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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