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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술 오가노이드 상용화로 암 치료 성공률 높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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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술 오가노이드 상용화로 암 치료 성공률 높일 것”

입력
2020.01.02 16:49
수정
2020.01.02 18:3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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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파크 바이오 연구분야 총괄할 구본경 연구자문교수 인터뷰

지난달부터 인터파크 부설 바이오융합연구소의 연구자문교수로 공식 합류한 구본경 오스트리아 분자생명공학연구소(IMBA) 그룹리더. 인터파크 제공
지난달부터 인터파크 부설 바이오융합연구소의 연구자문교수로 공식 합류한 구본경 오스트리아 분자생명공학연구소(IMBA) 그룹리더. 인터파크 제공

“암 환자에게 약이 잘 듣지 않으면 정말 힘들죠. 고생은 고생대로 하는데 암은 계속 커지니까요. 특정 환자에게 약효가 있을지 없을지를 투약 전 미리 확인하는 ‘정밀의료’ 기술이 그래서 꼭 필요합니다.”

이젠 암 치료에도 실효성이 중요하다고 했다. 고통 받고 있는 환자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와 예의로 보였다. 지난해 12월부터 인터파크 부설 바이오융합연구소의 연구자문교수로 합류한 구본경(43) 오스트리아 분자생명공학연구소(IMBA) 그룹리더의 생각은 그랬다. 지난 26일 서울 관악구 바이오융합연구소에서 만난 구 교수는 “연구실에만 머물지 않고 상업화까지 이어지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졌다”는 점이 인터파크가 추진하는 바이오 사업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소개했다. 구 교수는 정밀의료의 핵심인 ‘오가노이드(Organoid)’ 분야에선 세계적인 전문가로 통한다. 정밀의료는 암 치료의 성공률을 높이는 데 효과적인 수단으로 알려져 있다. 구 교수는 이기형 인터파크 회장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 찍은 오가노이드 연구개발을 사실상 총괄하게 된다.

줄기세포를 실험실에서 배양해 사람 장기와 비슷한 3차원 구조체로 만든 ‘미니 장기’인 오가노이드는 정밀의료와 신약개발, 장기이식을 이끌 미래 기술로 꼽힌다.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출신으로 과학에 각별한 애정을 보여온 이 회장은 오가노이드의 ‘가능성’을 확신하고 2017년 4월 바이오융합연구소를 설립했다(본보 2017년 4월 6일자 20면). “인터넷 상거래를 국내에 처음 도입했던 것처럼 바이오 신기술 오가노이드를 이용해 아무도 해보지 않은 비즈니스를 만들겠다”는 이 회장의 포부에서였다. 일각에선 인터파크 자회사인 아이마켓코리아의 의약품·진료재료 유통업이 향후 오가노이드 기술 상용화에 뒷받침이 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관악구 서울대 연구공원 내에 있는 인터파크 바이오융합연구소 내부. 인터파크 제공
관악구 서울대 연구공원 내에 있는 인터파크 바이오융합연구소 내부. 인터파크 제공
인터파크 부설 바이오융합연구소의 오가노이드 연구를 총괄하게 된 구본경 오스트리아 분자생명공학연구소(IMBA) 그룹리더. 인터파크 제공
인터파크 부설 바이오융합연구소의 오가노이드 연구를 총괄하게 된 구본경 오스트리아 분자생명공학연구소(IMBA) 그룹리더. 인터파크 제공

지난 2년여간 바이오융합연구소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과 함께 암 환자들의 오가노이드를 만들어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 병원에서 나온 폐암과 위암 환자 조직 일부를 이용해 오가노이드를 키워 특정 약의 약효 유무를 시험하는 방법을 개발해왔다. 일반적인 검사용 조직이 세포는 죽고 형체만 남은 ‘죽은 조직’이라면, 연구진에서 만든 오가노이드는 조직 가장 안쪽의 상피세포를 이용해 실험실에서 키운 ‘살아 있는 조직’이다. 구 교수는 “올해 안에 오가노이드 데이터 200~250건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구 교수는 이 협업의 시작 단계부터 기술 상업화를 고려했단 부분에 주목했다. 연구진은 자신의 암 조직이 향후 상용화할 의료기술 개발에 쓰인다는 사실을 환자들에게 미리 알리고 동의를 구하고 있다. 기술 개발에 성공할 경우 곧바로 상용화에 진입할 수 있도록 이 같은 동의 절차에 대해 병원 생명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둔 것이다. 구 교수는 “기초연구에만 머물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며 “기업이 자본을 투자하는 기술의 미래 가치에 병원이 공감했기에 가능한 협업”이라고 강조했다.

구 교수는 2013년 대장 오가노이드의 유전자를 조작해 돌연변이를 정상으로 바꿔놓는 데 처음 성공하면서 학계에 이름을 알렸다. 오가노이드가 재생의료와 정밀의료 등 미래 의료산업의 핵심 기술이 될 가능성을 입증한 구 교수에게 인터파크가 러브콜을 보낸 배경이다. 구 교수는 “네덜란드 기업인 HUB는 보험회사가 낭포성 섬유증 환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할지 판단하는 근거로 오가노이드 시험을 해주고 있다”며 “유럽 의료계의 혁신을 이끌고 있는 오가노이드 기술을 국내에서도 상용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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