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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2.0] “가장 인상적 여행지는 부탄... 관광산업서 번 돈을 무상교육 재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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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2.0] “가장 인상적 여행지는 부탄... 관광산업서 번 돈을 무상교육 재원으로”

입력
2020.01.13 04:0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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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두환 공감만세 대표 인터뷰

해발 3,120m에 위치한 부탄 '탁상사원'은 부탄을 찾는 여행자들이 꼭 들르는 여행지다. 공감만세 제공
해발 3,120m에 위치한 부탄 '탁상사원'은 부탄을 찾는 여행자들이 꼭 들르는 여행지다. 공감만세 제공

고두환 공감만세 대표는 가장 인상적이었던 여행지로 ‘부탄’을 꼽았다. 히말라야 자락의 은둔 왕국 부탄은 인구 70만명에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000달러에 불과한 나라다. 하지만 2016년 유엔(UN)이 조사한 세계 행복지수에서 1위를 차지했다. 당시 우리나라의 행복지수는 세계 96위에 불과했다. 경제적으로 낙후되고 작은 나라인 부탄이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국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행복척도가 GDP가 아닌 ‘국민총행복(GNH)’에 있었기 때문이다.

GNH는 1971년 10대에 부탄 4대 왕으로 추대된 지그메 싱게 왕축이 성립한 개념이다. 이 왕은 국가 존립 자체를 국민 행복 중심으로 삼았다.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되더라도 GNH에 반하는 일은 하지 않았다. 그런 국가 운영 기조는 5대 왕으로 넘어간 지금도 지켜지고 있다. 그 배경에는 잘 짜여진 부탄만의 관광 정책이 자리잡고 있다.

부탄이 우리나라에 잘 알려진 여행지는 아니다. 부탄으로 가는 길이 꽤나 불편하고 까다로운 영향이 크다. 우선 부탄 국제공항 ‘파로’에는 오직 부탄 국영 항공사인 ‘드룩에어’만 출입국을 할 수 있다. 비자 발급도 어렵다. 부탄 내 국영 여행사에 비자를 신청하면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 달이 걸린다. 비싼 비용도 부탄 여행의 대중화를 막는 요인 중 하나다. 3시간이 채 안 걸리는 왕복 항공권은 100만원이 넘고, 체류 비용도 하루 평균 250달러가량 든다. 부탄을 일주일만 여행해도 400만원 가량이 드는 것이다. 이 정도면 미주, 유럽 여행도 가능한 비용이다.

영화 '리틀 붓다'의 배경이었던 '파로 종'. '보석이 가득찬 성'이라는 뜻의 파로종은 부탄에서 지역의 행정을 총괄하고 종교를 관장하는 곳이다. 공감만세 제공
영화 '리틀 붓다'의 배경이었던 '파로 종'. '보석이 가득찬 성'이라는 뜻의 파로종은 부탄에서 지역의 행정을 총괄하고 종교를 관장하는 곳이다. 공감만세 제공

고 대표는 “부탄 여행 비용이 비싼 이유는 30%에 달하는 여행관세와 현지 가이드 없이 ‘자유여행’이 불가능한 관광법 때문”이라며 “통상 여행 부가세가 10~15%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세율이지만, 매년 전 세계 10만명 이상이 ‘행복’이라는 단어에 끌려 부탄을 찾고, 실제 다녀온 사람들은 이해하고 만족한다”고 말했다.

높은 여행관세는 부탄 행복 정책의 근간이 되고 있다. 부탄은 GDP의 16%를 관광산업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다른 나라의 경우 관광 수입이 대기업으로 가거나, 중앙 과세로 걷혀 국민들에게 큰 혜택을 주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부탄은 관광 수입을 국민들의 무상교육, 무상의료 재원으로 쓰고 있다. 또 영국식 교육 제도를 따르고 있어 상급학교 진학 시기가 됐을 때 원하는 이들을 해외로 유학을 보내주기도 한다.

고 대표는 “인구 70만명의 나라에서 매년 5,000명의 학생들이 국비로 유학을 떠나고, 그들 중 99%가 부탄으로 돌아와 조국을 위해 일하고 있다”며 “국민의 행복을 위해 국가가 존재하는 부탄, 원주민의 행복한 삶을 위해 존재하는 여행 등을 살펴보면 공정여행이 지구촌 여러 지역과 국가의 행복한 삶을 견인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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