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맞아 북한과 중국 예술인들의 친선 공연이 16일 평양 봉화예술극장에서 펼쳐지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개별관광은 안됩니다. 3박4일에 비자 발급 비용 포함해 2,600위안(약 44만원) 듭니다.”

중국 베이징(北京)의 한 여행사에 17일 북한 관광을 문의했더니 돌아온 답변이다. 여행사에서 보내온 일정표에는 첫날 북중 접경 단둥(丹東)을 기차로 출발해 둘째 날 평양, 셋째 날 개성 관광을 마친 뒤 나흘째 평양을 출발해 다시 단둥으로 돌아오는 일정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중국의 3,4성급 호텔인 북한 특급호텔에 묵고, 에어컨이 설치된 버스가 제공되며, 북한 특산 음식도 맛볼 수 있다고 관광객을 유혹했다. 여행객이 들르는 관광지에는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 중조우의탑, 푸에블로호, 당창건기념탑, 만경대 김일성 생가, 모란봉, 김일성광장, 평양 지하철, 판문점, 고려 성균관 등 누구나 알만한 명소들이 망라돼 있었다. 여행사는 “북한 비자를 발급받으려면 최소 7일 전에는 여권을 여행사로 보내달라”며 “강제 쇼핑이나 추가 비용부담도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안내문 맨 아래에는 “군부대 촬영 금지, 언론인의 여행 금지, 가이드의 통제에 따라 단체로만 이동할 것, 친척을 임의로 만날 수 없음” 등 주의사항이 선명했다. 여행사 직원에게 단체관광의 기준을 묻자 “정해진 건 없는데 보통 10명은 넘어야 출발한다”고 말했다. 현지 소식통은 “중국과 유럽에 북한 전문여행사 수십여 곳이 성업 중”이라며 “하지만 반드시 가이드가 따라 붙어야 하고 개별로 자유여행은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북한을 찾는 외국인관광객 규모는 연간 20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김춘희 북한 국가관광총국 관광홍보국장은 지난해 7월 중국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2018년 북한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20만명을 넘어섰고, 이 중 중국인이 90%에 달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셈이다.

김 국장은 같은 해 12월 북한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 인터뷰에서 “올해 3월 초부터 많은 관광객이 우리나라를 방문해 관광업이 계속 상승 추이를 보이고 있다”면서 “국제관광뿐 아니라 국내관광도 지속 발전해 그 수가 수백만명을 헤아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3월부터 6월까지가 북한 관광의 성수기인데, 대부분의 중국 관광객은 저렴한 비용의 기차편을 이용하고 있다.

북한은 해외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평양 순안국제공항 현대화와 마식령스키장 조성을 비롯해 원산 갈마해안 관광단지, 양덕 온천 관광단지 등을 세계적 수준의 휴양지로 만들 계획이다. 다만 휴대폰 국제로밍과 호텔 내 무선인터넷 서비스가 불통이고 전반적인 관광인프라가 여전히 낙후돼 있는 점은 모처럼의 관광열기에 찬물을 끼얹는 걸림돌이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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