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업계에 저비용항공사의 서막을 연 제주항공이 곧 설립 15주년을 맞는다. 사진은 제주항공의 B737 여객기가 이륙하는 모습. 제주항공 제공

“LCC는 ‘저가항공’이 아닙니다.”

제주항공 언론홍보 자료 첫 페이지에 나오는 문구다.

사람들이 흔히 ‘저가항공’이라 부르는 LCC는 ‘저비용항공(Low Cost carrier)’의 줄임말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무조건 싼 가격으로 판매하는 게 아니라 비용 절감을 통해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반대로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과 같은 대형항공사는 ‘FSC(Full Service Carrier)’라고 한다.

국내 항공업계에 저비용항공사의 서막을 연 제주항공이 오는 25일 창립 15주년을 맞는다.

◇저비용항공 서막을 열다

제주항공은 2005년 1월 25일 애경과 제주도의 공동 설립으로 탄생했고 이듬 해인 2006년 6월 5일 김포-제주 노선에 신규 취항했다.

엄밀히 말해 국내 첫 저비용 항공사는 2004년 8월 창립된 한성항공이다. 하지만 한성항공은 경영난을 이기지 못해 2008년 운영 중단에 들어갔다가 티웨이로 재탄생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현존하는 저비용항공사 중 제주항공을 사실 ‘맏형’으로 본다.

제주항공 취항 이후 진에어(2008년 7월ㆍ이하 첫 취항시기), 이스타항공(2008년 10월), 티웨이항공(2009년 1월), 에어부산(2011년 9월), 에어서울(2016년 7월), 플라이강원(2019년 12월) 등의 저비용항공사가 줄줄이 탄생했다.

저비용항공사들의 국내선 점유율은 2014년 51.2%를 기록하며 처음 절반을 넘어선 뒤 2018년 58.6%까지 올랐다. 제주항공은 2009년 3월 인천-일본 오사카 노선을 시작으로 국제선 정기노선을 취항했는데 2011년 4.3%에 불과했던 저비용항공사의 국제선 점유율도 2018년 29.2%까지 뛰었다.

설립 첫해 직원 수 40여명에 불과했던 제주항공은 3,500여명의 직원을 둔 국내 1위 저비용항공사로 발돋움했다. 2006년 118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도 2018년 1조2,594억원으로 10여년 만에 100배로 성장했다.

제주항공은 2017년 12월 저비용항공사 최초로 연간 탑승객수 1,000만명을 돌파했고 2018년 2월 누적 탑승객 5,000만명 고지를 밟았다. 아울러 제주항공은 창립 10년만인 지난 2015년 11월 저비용항공사 최초로 코스피에 상장했다. 1999년 상장한 아시아나항공 이후 16년 만에 국내 항공사의 상장이었다.

제주항공은 현재 김포-제주 노선을 포함한 국내선과 일본, 중국, 필리핀, 태국, 베트남, 괌, 사이판, 러시아, 라오스 등의 50개 도시, 88개 노선(국내선 6개, 국제선 82개)을 운항하고 있다.

◇이스타와 시너지 내면 ‘빅3’ 도약

올해 제주항공의 화두는 이스타항공 인수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전에 뛰어들었다가 고배를 마신 제주항공은 작년 12월 이스타항공 인수 소식을 깜짝 발표했고 현재 실사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로고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이 합병에 성공하면 국내 항공업계 시장 판도가 바뀔 수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해 3분기 국내선 점유율은 아시아나항공이 19.1%로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제주항공(15.1%)과 이스타항공(9.7%) 점유율을 합치면 24.8%로 대한항공(23.6%)보다도 높았다. 국제선의 경우 아시아나항공이 23%, 제주항공이 14.7%, 이스타항공이 4.8%를 각각 기록했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점유율을 합해도 순위 변동은 없지만 격차가 크게 좁혀진다.

문제는 이스타항공의 재무 상태다.

이스타항공의 자본잠식률은 47.9% 수준인데 업계에서는 최근 재무 건전성이 더 악화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의 부채 비율을 낮추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느냐가 관심이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가 시너지를 발휘하게 되면 제주항공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이은 업계 ‘빅3’ 자리를 확실히 굳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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