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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처럼 호남 요동치나… 돌아온 안철수, 돌아보는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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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처럼 호남 요동치나… 돌아온 안철수, 돌아보는 민주당

입력
2020.01.21 04:4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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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 국민의당 행보 염두… 광주 찾아 “지지해줬던 민심 헤아리지 못했다” 

안철수(앞줄 가운데) 전 국민의당 대표가 20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열사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안철수(앞줄 가운데) 전 국민의당 대표가 20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열사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정계 복귀 이후 첫 번째 공식 일정으로 20일 광주를 찾았다. 19일 귀국하며 “실용적 중도정치 정당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지 하루 만에 국민의당의 지지 기반이었던 호남으로 달려 간 것이다. 안 전 대표는 5ㆍ18 광주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국민의당을 지지해주신 많은 분들의 마음을 미처 헤아리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제2 국민의당’ 창당을 염두에 둔 행보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최근 호남 민심은 더불어민주당의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불렸다. 그러나 안 전 대표의 적극적 호남 행보에 따라 콘크리트에 균열이 생길 여지가 생겼다. 안 전 대표는 20대 총선을 2달 앞두고 국민의당을 꾸려 호남 의석 28석 중 23석을 ‘싹쓸이’한 경험이 있다. 그런 안 전 대표는 ‘돌풍 재현’에 대한 기대를 품고 ‘호남 대전’에 참전할 가능성이 상당하다.

이에 국민의당에서 분당해 나온 대안신당과 민주평화당은 20일 안 전 대표를 겨냥해 “이젠 구(舊)정치인일 뿐”이라고 깎아 내리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현재로선 안 전 대표가 국민의당에 뿌리를 둔 바른미래당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바른미래당의 주축이 박주선, 주승용 의원 등 호남계 중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바른미래당과 대안신당, 민주평화당의 재결합이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호남은 민주당의 전통적 텃밭이지만, 4년 전 20대 총선에선 국민의당에 승리를 안긴 ‘이변의 땅’이었다. 20대 총선 전에 호남엔 반문재인(反文) 정서가 팽배했다. 노무현 정부 당시 호남 인재들이 인사에서 소외됐다는 ‘호남 홀대론’의 영향이 컸다. 안 전 대표는 그 틈을 파고들어 박지원 의원 등 반문 성향 인사들과 국민의당을 창당했고, 문 대통령은 “호남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정계를 은퇴하겠다”며 배수진까지 쳤지만 총선에서 완패했다.

민주당은 이후 호남 여론을 되찾으려 절치부심했다. ‘호남 특보’를 자처한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2017년 5월 대선 때까지 8개월 동안 매주 호남을 찾아 지역 민심을 살뜰히 살폈다. 그런 문 대통령에게 광주시민들은 61.14%의 압도적 지지로 화답했다. 정권을 잡은 문 대통령은 이낙연 당시 전남지사를 국무총리에, 전남 출신 임종석 전 의원을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에 중용했고, 광주형 일자리 등 지역 특화 사업에도 공을 들였다. ‘호남 우대론’에 힘입어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대승을 거뒀다.

호남에서 민주당의 우위는 지금도 강고하다. “민주당이 호남 28석 중 20석 이상을 얻지 못하면 사실상 패배”란 말까지 오르내린다. 안 전 대표의 ‘국민의당 시즌2’가 뜨더라도 4년 전만큼의 위력을 발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이낙연 전 총리에 이어 전북 출신인 정세균 총리가 취임하면서 ‘호남 대통령’ 탄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도 여당 지지율을 견인할 것”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안철수 정당’이 호남에서 의석을 상당수 확보해 민주당의 독주를 막아낸다면 총선 이후 정국은 미묘해진다. 안 전 대표는 호남 지지 기반을 다지게 되고, 민주당의 ‘원내 1당 사수’는 위태로워진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안철수 정당’이 이념에 치우치지 않고, 영ㆍ호남을 아우르는 정당이 되려면 호남의 마음을 얻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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