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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Talk] 내 아이디어가 정책으로… ‘국민참여예산’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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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Talk] 내 아이디어가 정책으로… ‘국민참여예산’을 아시나요

입력
2020.01.2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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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예산반영 규모 2700여억원 달해 

 2월 말까지 국민참여예산 사업제안 접수 


장애인들은 비장애인들에 비해 문화생활을 즐기기 쉽지 않습니다.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유산 체험이나 답사 프로그램이 많지 않기 때문이죠. 국내에도 고령자나 장애인 같은 소외계층들이 쉽게 문화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운동이 확산되고 있지만, 민간 단체들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분명합니다.

그래서 사단법인 한국문화유산활용단체 연합회는 작년 4월 기획재정부에 문을 두드렸습니다. ‘문화유산 함께 열고, 함께 걷자’는 제목의 장애인 문화유산 향유사업을 기획했으니 총 30억원의 국가 예산을 편성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한 것입니다.

물론 기재부에 따로 전화를 걸어 예산을 달라 요청을 한 것은 아닙니다. 연합회는 2018년 처음 도입된 ‘국민참여예산’ 제도를 이용했습니다. 기재부가 운영하는 국민참여재판 홈페이지에 예산 편성을 공개적으로 제안한 것입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담당 부처인 문화재청은 “제안의 취지와 사업화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예산사업으로 적절하다”며 적격 판정을 내렸습니다. 예산도 연합회의 제안대로 조사ㆍ프로그램 개발비 2억원, 배리어 프리 시설 확충 13억원, 시범사업 운영비 15억원으로 편성했습니다.

국민들에게 직접 예산 편성 아이디어를 내달라는 취지로 도입된 국민참여예산은 올해로 도입 3년차를 맞은 제도입니다. 국민들이 내는 아이디어를 정부 부처 공무원들과 외부 전문가들이 심사하고 내용을 구체화 해 사업화까지 하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시행 첫해인 2018년에는 6개 사업에 422억 원이 반영됐고, 2019년 예산에는 1,206건의 국민제안 중 102건이 예비사업으로 선정돼 국민참여단 논의를 거쳐 39개 사업 835억 원이 ‘2019년도 정부 예산안’에 포함됐고, 국회 심의를 거쳐 최종 38개 사업 928억 원이 반영됐습니다.

올해 예산에서는 덩치가 더 커졌습니다. 각 부처에서 96개 사업 2,663억원의 후보 사업을 추린 뒤 올해 예산에 38개 사업, 1,057억원을 반영됐습니다. 지난해 예산에 반영된 사업 중 올해 예산에 이어진 사업(25개ㆍ1,654억원)을 더하면 총 예산 규모가 2,711억원에 달합니다.

정부는 이 제도를 제대로 키워보겠다는 방침입니다. 지난해까지는 상시 접수를 받았는데 올해는 지난 15일부터 다음달 28일까지를 국민참여예산 집중접수기간으로 정하고 홈페이지에서 접수를 받고 있습니다.

접수가 끝난 뒤 각 소관 부처로 아이디어가 이관되면 적격성 점검, 현장 토론회 등을 거쳐 5월 말까지 예산안이 구체화됩니다. 이후 예산국민참여단과 일반 국민들의 선호도 조사를 거친 예산이 정부의 최종 예산안에 반영됩니다.

환경이나 보건ㆍ복지 등 국가재정계획 상 모든 분야의 사업 중 전국에 효과가 귀속되는 사업을 대상으로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습니다. 다만 예산 규모는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500억원 미만이어야 합니다.

지난해에는 특히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취약계층 지원 사업, 건강ㆍ안전ㆍ생활편의 등을 위한 생활밀착형 사업 들이 대거 반영됐습니다. 시설 퇴소 청소년들의 자립을 지원하는 사업, 임산부를 위한 친환경농산물 지원사업 등이 대표적입니다.

또한 최종 예산에 반영된 사업 중에는 사고 위험이 높은 고령 운전자들이 운전면허를 자진 반납하면 교통카드를 지급하는 등 혜택을 주자는 아이디어, 벽지ㆍ낙도 청소년이나 보육기관 아동들을 대상으로 하는 발명 체험교실 운영 사업 등의 이색 아이디어도 있었습니다.

기재부 관계자는 “조기에 아이디어를 접수 받아 사업을 충분히 숙성해, 국민들의 아이디어를 보다 완성도 있는 사업으로 만들겠다”며 “사업 발굴에서부터 집행 단계에 이르기까지 국민들과의 소통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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