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금융 소비자 보호와 혁신금융 지원 기능 강화를 핵심으로 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대규모 투자자 손실이 발생하는 금융사고가 잇따르자 금융감독원이 재발 방지를 위해 큰 폭의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금융민원과 분쟁을 주로 담당해온 소비자보호 관련 조직을 두 배 가까이 늘리고 금융상품 약관 심사와 금융사를 직접 현장 조사할 권한까지 부여했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23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윤 원장은 “최근의 금융소비자보호 강화 추세에 부응하고 여러 금융권역에 걸쳐 설계ㆍ모집ㆍ판매되는 고위험 금융상품에 대한 기능별 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금융소비자보허처를 대폭 확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직 재편에 따라 금소처 조직은 6개 부서, 26개팀에서 13개 부서, 40개 팀으로 확대 재편된다. 금소처 인원만 기존 278명에서 356명으로 증가하고, 금융소비자보호 전담 임원인 부원장보도 1명에서 2명으로 늘어난다.

금소처는 소비자 피해예방(사전적)에 7개 부서, 19개팀, 권익보호(사후적) 부문에 6개 부서 21개팀으로 운영된다. 현행 금소처에는 보험과 금융소비자보호 2개 조직이 있었는데, 보험이 빠져나가는 대신 금융소비자보호 부문을 크게 사전ㆍ사후로 분류해 산하 부서를 크게 늘린 것이다. 금감원은 이번 금소처 조직 개편이 영국의 금융옴부즈만 기구(FOSㆍFinancial Ombudsman Service)를 벤치마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소처의 역할도 강화된다.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는 7개 부서는 금융상품 약관 심사, 판매 관련 사전 감독 기능을 담당하게 된다. 국회 통과를 목전에 둔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관련 업무도 담당한다. 금소법에는 설명 의무 등 판매행위 규제를 위반한 금융사에는 수입의 최대 50%까지 과징금을 부과하고, 설명 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고의 또는 과실 입증 책임이 금융소비자가 아닌 금융상품 판매업자로 전환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소비자 권익 보호 부문 6개 부서는 민원ㆍ분쟁ㆍ검사 기능을 맡는다. 특히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같이 여러 금융권역에 걸쳐 발생한 주요 민원 분쟁에 대한 현장조사가 가능해진다. 필요 시에는 권역별 검사 부서와 금융사 합동검사도 나갈 수 있다. 기존 금소처는 보험 부문을 제외하면 금융사에 대한 검사 기능이 없었다. 또한 ‘신속민원처리센터’를 신설해 원스톱 민원처리 기능을 강화했다.

두 조직엔 각각 ‘전담 부원장보’가 배치됐다. 이로써 금감원 내 9명이던 부원장보 체제는 ‘10명 체제’로 바뀌게 됐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전담 부원장보의 책임 하에 소비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번 개편은 최근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DLF와 사모펀드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 등 불완전 판매로 인한 금융사고가 잇따르자 금감원이 내놓은 강수라는 평가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금소처 권한 강화가 ‘옥상옥’을 만드는 것일 수 있고, 금융사에 대한 ‘관치’가 강화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고위험 금융상품 감독 등 소비자 기능 강화 목소리 높다”며 “이번 개편은 소비자 보호 기능을 대폭 확대하는데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다. DLF 사태를 계기로 조직을 키우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금소처 확대에도 불구하고 전체 조직은 1개 부서 신설(61개 → 62개) 수준으로 최대한 억제했다”며 “앞으로 금소처에 직원 수요가 늘겠지만 당장 금감원 직원 수가 늘어나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저작권 한국일보]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 조직 개편 그래픽=강준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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