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 홈페이지 화면 캡처.

나흘 간의 설 연휴가 끝난 뒤 28일 다시 열릴 국내 주식시장에선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 추이가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대형주들의 지난해 실적발표 등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크고 작은 이벤트들도 줄줄이 예고돼 있다. 금융권에선 시중은행과 증권사들이 대거 연루돼 있는 사모펀드 라임자산운용의 부실 규모가 2월 중에 처음으로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증시 덮친‘우한폐렴’… 메가톤급 악재될까

26일 외신 등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우한 폐렴을 일으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2,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0시 현재 중국에서만 확진자가 1,975명을 기록했고, 5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국내에서도 두 번째 확진자가 발생했고, 아시아를 넘어 프랑스와 호주, 미국에서도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계속 생겨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24일(현지 시간) 뉴욕증시는 우한 폐렴 확산 공포로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0.58%,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9%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 역시 0.93% 내렸다.

국내 증시는 우한 폐렴 이슈의 영향으로 코스피가 지난 한 주간 0.20% 하락한 상태다. 특히 전통적으로 소비가 왕성한 춘제(春節ㆍ중국의 설) 대목을 기대할 수 없게 되면서 중국 소비와 관련이 높은 화장품ㆍ여행ㆍ항공업체 등의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명절 연휴로 인해 차분히 상황 판단을 할 시간은 벌었지만, 여전히 시장 전망은 엇갈리는 분위기다. 확산 추세가 중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어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보고서에서 “우한폐렴의 전염성이 메르스(MERSㆍ중동호흡기증후군)보다 강하고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보다는 약하다”고 진단했다. 과거 사스가 창궐한 시기에 코스피는 3개월 사이 15% 가량 급락했고, 메르스 사태 때는 반년 사이 7% 가량 내렸다.

반면 확산 추세가 머지 않아 꺾일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중국 정부가 강력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고 사스보다 치사율이 낮은 만큼 영향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란 시각이다.

◇실적시즌 본격개막… SK하이닉스 주목

연휴가 끝나면 본격적인 실적 시즌도 개막한다. 오는 29일 LG생활건강, 삼성전기에 이어 30일 네이버, 삼성SDI 등이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뒀다.

증권가에서 가장 주목하는 것은 31일로 예고된 SK하이닉스다. 삼성전자와 함께 반도체주의 쌍두마차인 SK하이닉스는 지난 13일 공식 출범한 2012년 이후 처음으로 주가 10만원 선을 넘으며 연초 랠리를 주도해왔다.

전문가들은 SK하이닉스의 실적 발표가 수출과 경제성장률에 가장 큰 변수인 반도체 경기를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28∼29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1월 FOMC 회의도 관심사 중 하나다. 이번 FOMC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져 시장의 관심은 금리 결정보다 유동성 공급 지속 여부에 쏠린다.

최근 주식시장 강세가 유동성 확대에 따른 측면이 컸던 만큼 향후 연준의 유동성 공급 환경 변화 여부와 이에 관한 연준 의장의 언급이 증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라임자산운용, 손실규모 얼마일까

26일 라임자산운용에 따르면 라임은 오는 2월 중순 현재 삼일회계법인이 진행 중인 2개 펀드(플루토 FI D-1호, 테티스 2호) 실사 결과를 발표한다. 이어 2월 말 무역금융펀드(플루토 TF)와 개별 자펀드 실사 결과까지 예정돼 있다. 라임은 최근 “펀드 별 상환 일정은 실사 결과가 나온 뒤 한 달 안에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일회계법인이 실사 결과를 라임과 금융감독원 측에 전달하면 금감원은 진행상황에 따라 분쟁조정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설 연휴 이후엔 라임과 판매사, 총수익스와프(TRS) 증권사 3자 협의체 구성도 논의될 예정이다. 앞서 라임 측은 “업계와 금감원이 3자 협의체 필요성을 언급해 설 연휴 이후 본격적으로 논의될 계획이며 이 협의체에서도 펀드 자산 회수 극대화를 목표로 할 것”이란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아 보인다. 환매중단으로 피해를 본 투자자들은 이미 라임과 펀드를 판매한 증권사 등에 대해 법적 대응을 시작한 상태다. 지난 10일 법무법인 한누리가 투자자 3명을 대리해 라임과 우리은행,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들을 고소한 데 이어 23일 법무법인 광화도 라임 펀드를 판매한 대신증권에 대한 법적 대응 추진에 나섰다. 광화 측은 “오는 30일까지 고소인 모집 뒤 내달 중 라임과 대신증권, 우리은행, 신한금융투자 등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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