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예비 초등학생, “한글은, 덧셈 뺄셈은... 어디까지 알아야 하나요?”

알림

예비 초등학생, “한글은, 덧셈 뺄셈은... 어디까지 알아야 하나요?”

입력
2020.01.25 10:00
수정
2020.01.27 22:38
0 0

초등학교 1학년 학교 적응 노하우

자녀가 올해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부모들은 양가의 감정이 교차한다. 아이가 학교에 들어갈 만큼 자랐다는 대견함과 내 눈에는 아직 어린데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다. 불현듯 몰려 오는 불안함에 예비 초등학생에게 좋다는 학습지, 학원을 수소문하기도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부모가 가정에서 초등학교 입학 준비를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말한다. 현직 교사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초등학교 1학년의 학교 적응 노하우를 정리했다.

초등학교 신입생 예비소집일인 지난 8일, 서울 용산구 용산초등학교를 찾은 예비 초등학생들이 1학년 교실 의자에 앉아 즐거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초등학교 신입생 예비소집일인 지난 8일, 서울 용산구 용산초등학교를 찾은 예비 초등학생들이 1학년 교실 의자에 앉아 즐거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글은 ‘받침 없는 낱말’ 읽을 정도면 OK

2015교육과정이 2017년 도입되면서 초등학교 교육과정에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대폭 늘어난 한글 교육 시간이다. 교육과정 개정 전에는 초등학교 1학년 때 한글 교육 시간이 27시간에 불과했다. 초등학교 입학 전에 한글은 다 떼고 온다는 전제로 교육과정이 구성됐기 때문이다. 반면 2015교육과정에서는 한글 익힘의 수준이 학생 간 학습 격차의 시작으로 보고, 한글 수업에 68시간을 소요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기본 자음, 모음도 모르는 상태라면 수업하는데 다소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한 권으로 끝내는 초등학교 입학준비(청림라이프)’의 저자인 서울 정수초 김수현 교사는 “한글을 전혀 모르는 예비 초등학생이라면 최소 50%는 읽을 줄 아는 상태를 권한다”며 “아기, 사자, 오이 같이 받침이 없는 낱말을 읽을 수 있는 수준이면 된다”고 조언했다.

김승래 인천 석천초 교사도 “교육과정이 바뀌면서 1학년 받아 쓰기, 알림장 쓰기, 일기 쓰기가 거의 없어지기는 했지만 다른 교과는 여전히 문자 해득 능력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며 “생활 속에서 안내문이나 간판, 표지판 등을 부모와 함께 읽어보는 활동을 해 보면 좋다”고 말했다.

지난 6일, 경북 포항 남구 대이초등학교에서 열린 2020학년도 신입생 예비소집에 참석한 한 어린이가 인적 사항을 적고 있다. 포항=뉴스1
지난 6일, 경북 포항 남구 대이초등학교에서 열린 2020학년도 신입생 예비소집에 참석한 한 어린이가 인적 사항을 적고 있다. 포항=뉴스1

100부터 1까지 거꾸로 세봐요

초등학교 1학년 수학 교육과정의 핵심은 ‘100까지의 숫자 세기’다. 아이가 일, 이, 삼처럼 한자어와 하나, 둘, 셋처럼 고유어 두 가지 방법으로 모두 숫자를 셀 수 있다면 1학년 수학 교육과정을 따라가는데 무리가 없다. 그러나 의외로 숫자를 차례대로 읽는 건 잘하지만 거꾸로 읽는 건 어려워하는 아이들이 많다는 게 김수현 교사의 설명. 1부터 100까지 세본 후, 반대로 100부터 1까지 세보는 게 큰 수학적 자극이 된다니 참고하자.

초등학교 1학년 1학기에는 ‘0의 개념’도 배우는데, 여러 학생들이 0 의 개념을 이해하기 힘들어한다. 김수현 교사는 “아이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작은 숫자를 물으면 보통 1이라고 대답한다”며 “아이와 종종 ‘1보다 작은 숫자는 뭘까’ ‘초콜릿 2개가 있었는데 다 먹어버리면 몇 개가 남지’ ‘1에다 0을 더하면 뭐가 되지’와 같은 간단한 대화를 나눠보는 것만으로도 이해를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자릿수의 ‘모으기’와 ‘가르기’ 개념도 1학년 1학기 때 배운다. 현행 교육과정은 초등학교 1학년이라면 2와 3를 모으면 5가 되고, 7은 3과 4로 가를 수(쪼개기)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김승래 교사는 “입학 전 이미 두 자릿수 덧셈까지 배우고 오는 아이들이 있는데 그럴 필요는 없다”며 “부모가 일상에서 놀이처럼, 이야기하듯이 덧셈 뺄셈을 접하도록 하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학교 생활에 대해 겁주지 마세요

학교는 유치원과는 다른 곳이다. 유치원이 ‘보육’에 초점을 맞춘다면, 학교는 ‘교육’에 무게를 둔다. 교사의 태도부터 교실 환경까지 유치원, 어린이집과는 180도 다르다. 급식실에서는 6학년과 동일한 수저와 식기를 사용하고 화장실 세면대도 1학년 아이들의 키에 비해 높은 곳이 많다. 대부분의 초등학교에 아직 좌변기가 설치돼 있다. 특히 평소 앉아 있기 힘들어 하는 아이라면 40분 수업, 10분 휴식이라는 경직된 시간표가 버거울 수 있다. 김승래 교사는 “책상에 앉아서 책을 보는 시간을 꾸준히 늘려 보라”고 조언했다.

그렇다고 학교 생활에 대해 겁주는 말을 하는 것은 금물. ‘너 학교에서 이렇게 하면 선생님한테 혼나’와 같은 부정적인 말도 가급적 삼가자. 아이가 입학하기도 전에 학교라는 장소에 대해 과도하게 위축될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 초등교육과정 담당자는 “아이에게 학교라는 곳이 집과 좀 다르고, 그래서 친구와 서로 배려하고 협동할 수 있어야 한다고 알려주는 게 학교 적응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